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에게는 명성만큼 화려한 별명들이 따라붙는다. 과거에는 ‘축구황제’ 펠레, ‘축구신동’ 마라도나, ‘카이저’ 베켄바워 등 찬사형이 많았지만 요즘은 경기 스타일은 물론 생김새, 사생활 등과 관련된 애칭까지 퍽 다양하다.프랑스의 지네딘 지단(30)은 ‘아트사커의 마에스트로’, 이름과 성의 앞 글자를 따 만든 애칭 ‘지주(Zizou)’로 불린다. 지난 해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사상 최고의 이적료(6,620만달러)을 받아내 ‘지지 톱(ZZ Top)’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개막전에서 프랑스와 맞붙은 세네갈의 골잡이 엘 하지 디우프(21)의 별명은 듣기에도 섬뜩한 ‘연쇄 살인마’. 한일월드컵 지역예선 9경기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해 모두 8골을 터뜨릴 정도로 몰아치는 힘이 강해 붙여진 것이다.
개인통산 최다 골 기록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33)의 별명은 ‘바티골’. 아르헨티나의 축구 해설자가 중계 도중 그가 골을 터뜨리자 흥분한 나머지 엉겁결에 ‘바티골’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27)도 ‘프리킥의 마술사’ ‘그라운드의 악동’ 등 별명이 많다. 아내 빅토리아가 인기여성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여서 ‘스파이스 보이’란 애칭도 갖고 있다.
같은 팀의 마이클 오언(22)은 98년 프랑스대회 때 어린 나이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상대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아 ‘원더 보이’ ‘골든 보이’란 별명을 얻었다.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28)는 르네상스시대의 유명화가 이름을 따 ‘핀투리키오’로 불린다. 헤비급 복서 출신인 같은 팀의 크리스티안 비에리(28)는 우람한 체격과 달리 ‘보보(Bobo)’란 깜찍한 별명을 갖고 있다.
스페인의 희망 라울 곤살레스(24)는 짙은 눈썹 등 매력적인 외모로 ‘엘니뇨(소년)’, 나이지리아의 은완코 카누(26)는 197㎝의 큰 키에 몸놀림이 유연해 ‘아프리카의 기린’이나 ‘뱀’, 저돌적인 태클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마르셀 드사이(34)는 ‘짐승’으로 통한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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