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드컵 / 개막식 이모저모…전통·IT접목 공연 '환희물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드컵 / 개막식 이모저모…전통·IT접목 공연 '환희물결'

입력
2002.06.01 00:00
0 0

축제의 막이 올랐다.‘동방으로부터(From the East)’ 울려나온 인류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는 지구촌 60억인의 마음에 전해져 개막식장은 그대로 ‘세계의 중심’이 됐다.

개막식 행사가 시작된 31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 경기장은 그야말로 축제의 물결이었다. 6만5,000여명이 자리를 메운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개막식에 앞서 120분간 펼쳐진 사전 행사로 이미 축제의 흥은 가득했다.

개막식 행사는 ‘축구 그 자체가 예술’이라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방침에 따라 공식행사 10분, 문화행사 30분으로 짧게 진행됐다.

러나 출연진 1,300여명, 스태프 700여명 등 2,000여명이 참여해 연출한 개막제는 우리 전통문화의 틀 속에 평화와 상생(相生)이라는 인류의 바람을 담은 인상 깊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첫째 마당 ‘환영’은 취타대의 연주에 맞춰 400명의 축무단이 입장해 그라운드 한 가운데 정열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월드컵 기와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국기가 등장하고 양구 국가 연주와 정몽준(鄭夢準)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환영사,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대회사가 이어졌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환영 연설과 개막 선언에 이어 축무단의 화려하면서도 장중한 태평무 공연이 펼쳐지자 관중들은 축제의 열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앞은 노란색, 뒤는 청색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의상을 입은 축무단이 방향을 바꿔가며 군무를 펼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둘째 마당 ‘소통(疏通)’에서는 크고 작은 북과 깃발을 앞세운 군무진과 컴퓨터 모니터 머리를 한 깜찍한 인형들이 등장해 화려하고 역동적인 춤판을 벌였다.

북과 깃발, 컴퓨터는 인류 역사 속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 사이의 의사 전달에 쓰여온 상징적인 도구들.

이들의 춤판은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은 물론 TV로 개막식을 지켜보는 세계인의 마음까지 하나로 이어주는 ‘거멀쇠’가 됐다.

‘어울림’ 마당은 관중들이 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대형 흰 천들을 그라운드로 전해주면서 마음의 문을 열었다.

천들이 날줄과 씨줄로 교차하면서 그라운드를 덮자 백색의 ‘어울림의 바다’ 위로 평화를 상징하는 문양들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비춰졌다. 그 한 가운데서 3㎙ 높이의 ‘평화의 종’이 불쑥 솟아올랐다.

은은한 에밀레종 소리가 울리면서 종 겉면을 감싼 250여대의 대형 액정화면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의 작품과 평화의 메시지를 온누리에 전했다.

예술과 첨단 테크놀로지가 조화를 이룬 장관에 숨죽이며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관중은 탄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들은 손에 손을 잡고 마지막 ‘나눔’ 마당에서 전 출연진들과 함께 우리 전통민요 ‘아리랑’ 을 편곡한 ‘상암 아리랑’을 합창하면서 하나임을 확인했다.

인기가수 박정현과 브라운 아이즈, 일본의 케미스트리와 소웰루 등 4개팀 6명으로 구성된 ‘보이스 오브 코리아/저팬’의 공연이 이어졌고, 31일간의 월드컵 대장정의 시작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 하늘을 수놓았다.

이번 개막식 행사는 전통과 첨단 정보기술(IT)이 한데 어우러진 자리였다. 공연의 틀과 내용이 우리 전통문화의 진수를 뽑아 현대적 감각으로 변용해 보여줬다면, 소통 마당에 등장한 모니터 인형들과 ‘평화의 종’에 부착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대형 액정화면들은 테크노피아를 일궈낼 정보기술의 힘을 상징했다.

특히 개막식이 진행되는 동안 300여대의 IMT 2000 동영상 휴대폰이 관중석 구석구석을 잡아내 바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세계에 우리 정보기술의 진가를 알리기도 했다.

개막식을 총 연출한 연극연출가 손진책(孫桭策ㆍ55)씨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전통과 첨단을 아우르면서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내려 했던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월드컵특별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