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워지사 후보강원도는 선거인수가 전체 16개 시ㆍ도 중 뒤에서 6번째(113만372명)인 작은 도이다. 그러나 지역색이 엷고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아 민심의 잣대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어 도지사 선거 결과는 정치적으로 ‘제4의 수도권’취급을 받을 정도로 의미가 만만치 않다.
영동 영서의 소 지역대결 구도, 정당색이 약하다 보니 인물 대결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큰 점, 접경 지역이고 농촌이 많아 보수성향이 강한 점 등도 이 지역의 특색이다.
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김진선, 민주당 남동우(南東佑)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현재 판세는 현 지사인 김 후보가 먼 발치 달아나 있고 남 후보가 뒤에서 열심히 쫓는 형국이다.
이 지역에서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두 대선후보의 지지도가 불과 2%포인트 정도(한국일보 27일 발표)인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따라서 앞으로 남 후보가 노무현 후보 지지층을 얼마나 자기 표로 흡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두 후보는 인물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행정고시 출신에 강원도와 중앙 내무부서의 요직을 거친 엘리트 관료출신이라는 점이 같다. 공약도 낙후된 이 지역 경제ㆍ사회 환경을 개발하는 데 주안점을 맞추고 있어 대동소이하다.
후보 개인을 둘러싼 뚜렷한 쟁점도 없다. 이런 점이 후발주자인 남 후보에겐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김 후보측은 “별도의 선거 전략은 없으며 지난 4년 동안의 도정 성과를 도민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한편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그대로 도민에게 보여주겠다”며 수성(守城)에 자신감을 보였다. 남 후보측은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서민과 중산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두더지 작전을 펴겠다”며 의욕을 과시했다.
곽영승기자
yskwak@hk.co.kr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김진선 후보
_부지사 시절 동계올림픽 유치에 소극적이다가 도지사가 되고 난 뒤 입장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선거용으로 추진한 것은 아닌지.
“동계올림픽 유치는 보직에 따라 적극적이고 아니고 할 일이 아니다. 행정부지사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획하고 추진해 왔다. 다만 2006년과 2010년이라는 시기를 놓고 고민하다가 지사에 취임하면서 2010년이 적기라고 판단해 본격 추진에 나섰다.”
_재선을 의식, 지난 4년간 춘천 강릉 원주의 예산을 합리적 기준 없이 똑같이 배분, 예산 집행을 왜곡시켰다는 비판이 있는데.
“사업 타당성과 시급성, 효율성이라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예산을 집행해 왔다. 이는 행정가로서의 소신이다. 예산 집행을 왜곡했다는 말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얘기다. 도의 예산 집행을 선거와 연관짓는 것은 소신과 크게 배치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_권한 위임을 강조하면서도 작은 일까지 지나치게 세심하게 챙겨 ‘주사급 지사’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다는데.
“도지사 취임 이후 각종 회의를 간소화했고 정기 간부회의는 아예 폐지하는 등 기업형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실ㆍ국장 재량권을 확보해 주어 행정 효율성도 크게 높였다. 다만 도지사로서 직접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남동우 후보
_민주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한 뒤 이번에 다시 입당한 데 대해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민주당의 개혁노선과 창당 이념이 평소의 정치 소신에 맞아 창당에 참여했지만 총선 공천 과정이 민주정당답지 않은 방식이어서 실망해 정치에서 떠날 결심을 했다.
나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당을 바꾼 적도 없고, 철새 행각을 보인 적도 없다. 고향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해 달라는 선후배, 친지의 요청에 따라 결심을 굳히고 복당 절차를 밟아 출마했다.”
_강원개발연구원장 재직시절 업적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 있다.
“연구원장 재직 기간은 1년이다. 1년 사이에 연구작업을 시작해 매듭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재임 기간에 전원 신도시 개발의 타당성 조사, 백두대간 보전ㆍ이용 연구, 동해안 광역권 개발 연구 등 국가적 중요성을 가진 과제를 다뤄 튼튼한 기초를 쌓았다.”
_현직 공무원 시절에는 위를 치받고 아래를 감싸는 성격이었고, 주사가 심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유언비어, 중상 모략이다. 주사가 심하다는 것은 정치적 경쟁자들의 과장된 말일 것이다. 나는 평생 술을 먹고 정신을 잃거나 비틀거린 적이 없다. 윗사람 지시에 어긋남이 없었으나 아부하지 않았고 부당한 명령에 대해서는 시정을 건의하고 바른 말을 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제주지사 후보
제주도는 선거인수가 38만8,13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지만 도지사 선거 열기는 다른 어느 곳보다도 뜨겁다.
무엇보다도 한나라당 신구범(愼久範), 민주당 우근민(禹瑾敏) 후보가 1995년 이후 이번까지 세 번을 내리 맞붙는 숙적 관계라는 게 선거판을 달구는 요인이다. 지역색이 강하지 않은 이 곳에서 이겨 의미 있는 승수(勝數)를 쌓으려는 각 당의 정치적 계산도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두 후보는 선거전 개시 전부터 우 후보의 성희롱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우 후보는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신 후보측의 개입설로 역공을 펴고 있는 반면 신 후보측은 여전히 의혹 공세를 거두지 않고 있다.
현재 판세도 우열을 가름하기 힘든 접전으로 분석된다. 27일자 각종 여론조사에선 우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신 후보를 앞섰었다.
두 후보는 이력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공직생활기간 관선 지사를 지낸 뒤 민선 지사에 도전, 95년 선거에서는 신 후보, 98년 선거에서는 우 후보가 각각 이겨 1승1패의 전적이다. 두 후보의 공약도 모두 감귤산업 회생, 제주 국제자유도시 발전, 4ㆍ3 문제 해결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차별성이 적다.
따라서 선거전은 정책보다는 후보 개인 및 당의 조직 대결쪽으로 흐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당 공조직에 버금가는 막강한 사조직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신 후보는 지역 명문인 오현고 동문, 우 후보는 비(非)오현고 동문쪽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후보측은 “인터넷과 지역 조직을 통해 유권자들의 의견을 받아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상대 후보의 실정을 알리는 데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우 후보측은 “인터넷을 활용, 20대 표심을 얻는 한편 후보의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를 앞세워 여성 유권자들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하기자
jaehakim@hk.co.kr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우근민후보
_제주은행 도민주 갖기 운동을 했지만 은행 통폐합으로 420억원의 도민 재산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있다.
“당시 도지사로서 대표적인 도민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도민이 피해를 본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에는 이 활동이 도민 공감대를 형성했었다고 생각한다. 또 당시에 컨벤션센터의 예처럼 주식을 강매한 일도 없다.”
_성추문 파문과 관련해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집무실에서 단 둘이 있었던 여인의 가슴에 손이 닿았다는데 이는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검찰 발표가 나왔을 때 아쉽고 억울한 면이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사건 전개과정에서 정치적 배후세력의 음모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게 중요하다. 나는 그런 음해의 피해자이며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모 후보가 측근 인사와 함께 직접 개입했다는 것이 입증된 지금 더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_감귤을 파묻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재임기간 5만톤의 감귤을 폐기 처리했는데 입장은.
“감귤을 파묻은 사실이 없다. 감귤 유통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지원으로 산지 폐기한 것을 감귤을 파묻은 것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산지 폐기는 토양자정능력 한도 내에서 시행된 것이다. 감귤을 파묻는 따위의 일은 하지 절대로 하지 않고 가공상품 개발 등을 통해 감귤산업을 안정시키겠다.”
*신구범 후보
_제주도를 경제특별자치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자체 재원으로 자치구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제주형 국제자유도시는 도민이 주인이 되는 토착자본 형성 등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정부와 인연을 끊고 당장 특별자치구를 만들겠다는 것은 극단적인 사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악의에 찬 주장일 뿐이다. 우리는 일본 오키나와와 같이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_새로운 금융기법을 통해 제주도 내 농가부채 1조2,000억원의 저리 자금 대체 등을 이루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법을 말하는가.
“미국을 중심으로 활성화하기 시작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부동산 담보 유동화 증권(MBS)을 활용할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000억원, 최대 1,9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원금상환이 5~10년 유예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_삼다수를 연간 300만톤 개발해 세계시장에 팔겠다고 하는데 지하수 고갈 대책과 시설비 재원 충당 방법은 무엇인가.
“실제 지하수 이용량은 적정 개발량의 27%에 불과해 염려할 정도가 아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하루 3,000톤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연간 300만톤까지 양을 늘리겠다. 삼다수를 기업화하면 샘물시장 점유율 1위가 될 수 있어 200억~300억원의 신규 시설투자재원을 구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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