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다의 날이다.이 날을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1996년이다. 바다의 날 제정은 그보다 두 해 전인 1994년 11월 유엔 해양법 협약이 발효하면서 바다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크게 변한 것과 관련이 있다.
5월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통일 신라 시대 장보고(張保皐)가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한 것이 이 날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3/4을 차지한다. 생명의 발원지답게 바다는 수많은 신화와 전설의 공간이 되어왔다.
바빌로니아 신화에 따르면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담수(淡水)의 신 아푸스와 염수(鹽水)의 신 티아마토가 존재했다. 그리스 신화의 바다신 포세이돈에게는 해양 정복 민족으로서 그리스인이 떨치던 기상이 투영돼 있다.
플라톤의 아틀란티스나 제주도 신화의 이어도에서 보듯, 사람들은 바다 저편에 어떤 신비한 땅이 있으리라는 상상을 멈추지 않았다.
수 많은 시인들이 바다를 노래했다.
서정주의 ‘바다’. “귀 기울여도 있는 것은 역시 바다와 나뿐/ 밀려왔다 밀려가는 무수한 물결 우에/ 무수한 밤이 왕래하나/ 길은 항시 어데나 있고/ 길은 결국 아무 데도 없다// 아, 반딧불만한 등불 하나도 없이/ 울음에 젖은 얼굴을 온전한 어둠 속에 숨기어 가지고… 너는/ 무언의 해심에 홀로 타오르는/ 한낱 꽃 같은 심장으로 침몰하라// 아, 스스로이 푸르른 정열에 넘쳐/ 둥그런 하늘을 이고 웅얼거리는 바다, 바다의 깊이 위에/ 네 구멍 뚫린 피리를 불고… 청년아/ 애비를 잊어버려/ 에미를 잊어버려/ 형제와, 친척과, 동무를 잊어버려/ 마지막 네 계집을 잊어버려 // 알라스카로 가라, 아니 아라비아로 가라,/ 아니 아메리카로 가라, 아니 아프리카로 가라/ 아니 침몰하라, 침몰하라, 침몰하라.//
고종석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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