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구두 하나만 사다 줘요.” 해외 출장 길에 평소 친한 여자 후배로부터 부탁을 받은 이모(30)씨. 귀국하는 공항 면세점에서 발리 매장에 들렀다가 낭패를 당했다.후배의 발 사이즈가 235㎜라는 것을 듣고 왔지만 구두의 사이즈 표시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돼 있었던 것. 매장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허사. 하는 수 없이 눈 짐작으로 구두를 골랐다가 결국 후배로부터 “너무 크다”는 불평을 들었다.
유럽의 명품들은 국내 신발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이즈를 표기한다. 예를 들어 한국 상품 사이즈 230㎜는 이탈리아 방식으로 ‘35 1/2’로, 미국식으로는 ‘6’으로 표기한다. 또 270㎜는 이탈리아식으로 ‘41 1/2’, 미국식으로는 ‘9’로 표기된다.
유럽 브랜드라 할지라도 구찌 프라다 발리는 이탈리아 식으로, 페라가모 휴고보스 등은 미국식으로 표기한다.
사이즈 기준 외에 각 브랜드 별 특징을 간단히 알고 있다면 구입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발리나 구찌는 아예 동양인의 족형에 맞는 구두를 만들어 소개한다. 구찌는 2년여 전부터 동양인 체형에 맞는 스타일을 만들기 시작했고, 발리는 35만개에 달하는 발모형 리스트를 통해 볼이 넓고 도톰한 동양인들에게도 편안한 제품을 만든다.
페라가모의 경우 아시아인의 족형에 맞게 볼이 넓게 제작한 트리폴리 라인을 주로 국내에 공급한다. 또 페라가모는 보통 국내 사이즈 기준보다 한 치수 높게 신는 것이 적당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신발의 경우 가격도 비싼 만큼 자신의 정확한 발 사이즈, 브랜드별 특징을 제대로 파악한 뒤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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