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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의 운명'…세네갈 태생 佛 비에라,프랑스 출신 세네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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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의 운명'…세네갈 태생 佛 비에라,프랑스 출신 세네갈 감독

입력
2002.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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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냉정한 승부정신이냐, 모국애냐.’31일 대망의 한일월드컵 개막전을 앞둔 프랑스와 세네갈. 자국의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하지만 오히려 모국을 향해 창끝을 겨눠야 하는 이들이 있다.

프랑스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라(26ㆍ아스날). 프랑스의 강철허리를 담당하며 ‘포스트 지단’ 체제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그의 고향은 다름아닌 개막전 상대인 세네갈. 8살 때 고향을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친척들이 조국에 남아있는 그에겐 부담스러울 밖에 없는 경기다.

비에라는 기자회견에서 “조국과의 만남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경기를 감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필승의 결의를 다졌다.

세네갈 팀을 이끄는 브뤼노 메추(48) 감독은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프랑인이다. 프랑스에서 선수와 감독생활을 하다 2000년 10월부터 세네갈대표팀을 맡은 그는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시키는 등 세네갈을 일약 아프리카축구의 신흥 강국으로 성장시켜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자신이 키운 ‘축구전사’들과 모국이 피할 수 없는 한 판을 벌여야 하는 그는 “개막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세네갈 선수 대부분이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리그에서 활약중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세네갈 수비수 페르니당 콜리(29ㆍ랑스)는 7살때 프랑스로 건너갔고 라민 디아타(27ㆍ렌)는 겨우 1살때 프랑스로 이주했다.

미드필더 실뱅 은다아예(26ㆍ릴)는 아예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세네갈과 프랑스의 이런 ‘특수 관계’는 세네갈이 19세기 말부터 1960년대까지 프랑스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다.

양국의 얽힌 인연이 어떤 결과와 이변을 연출할지 관심을 모은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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