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ㆍ폐회식 때 음향실 바로 뒤에서 아버지를 지켜 보았죠.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긴장하고 있습니다.”1988년 서울올림픽 개ㆍ폐회식 음향을 총괄한 김벌래(본명 김평호ㆍ金平鎬ㆍ61)씨의 대를 이어 31일 월드컵 개막행사의 음향감독이 된 김태근(金泰槿ㆍ31ㆍ작곡가)씨. 그의 동생 태완(泰完ㆍ30ㆍ국악작곡가)씨는 아버지와 함께 30일 열리는 월드컵 전야제 음향을 총괄, 3부자가 월드컵의 서막을 알리게 됐다.
태근씨는 2001년부터 인기를 끌며 장기공연 중인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와 ‘이발사 박봉구’의 음악을 작곡해 아버지 못지않은 명성을 누리고 있다.
특히 음악과 음향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개막 행사에서 음향을 맡게 된 것은 아버지 덕분이라고 겸손해 하는 태근씨는 “내 음악은 음향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고 말한다.
태근 태완씨가 소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영향이다. “스튜디오가 아예 집에 있었죠. 소리는 생활 그 자체였습니다.”
태근씨는 중앙대 작곡과를 졸업한 후 연극 영화 광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맡아왔다.
3월에 순천향대 예술학부 강사로 임용됐지만 대학 강의도 접어두고 한달간 개막행사에 매달리고 있다. 태완씨는 중앙대 국악대 작곡과를 졸업했다.
3부자는 ‘38오디오’라는 공동작업실도 갖고 있는데 태근씨는 개막행사를, 김벌래씨와 태완씨는 전야제를 맡아서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다”고 웃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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