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계대상 1호 에마누엘 올리사데베(24ㆍ파나시나이코스)가 무서운 기세로 부활하고 있다. 올리사데베는 29일 오후 대전 한밭대운동장에서 실시된 자체 청백전에서 2골을 터뜨렸다.전반에는 자신의 슈팅을 골키퍼가 막아내자 다시 잡아 골키퍼 머리 위로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후반에는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골대 왼쪽 각도 없는 곳에서 날카로운 슛으로 골을 잡아 냈다.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그는 월드컵 지역예선서 폴란드가 터뜨린 21골 중 8골을 기록해 일약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그러나 지난 해 말 부임한 그리스리그 소속팀의 새 사령탑 세리지오 마르카리안을 만나면서부터 기세는 갑자기 꺾였다. 감독과의 불화로 출장 기회조차 얻지 못해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고, 그 여파로 일본, 루마니아와의 평가전서 밋밋한 움직임만을 선보였다.
준비캠프 주변에서는 올리사데베가 컨디션을 100%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스타팅 멤버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흘러 나왔다.
하지만 29일 활약으로 이 같은 우려는 말끔히 씻겼다. 평소 “올리사데베의 공격은 미드필드의 측면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말해왔던 예지 엥겔 감독은 촘촘해진 미드필드진의 재정비에도 어느 정도 만족한 듯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폴란드를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 상대로 삼고 있는 한국 수비수들은 ‘올리사데베 경계령’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려야 할 시점이다.
대전=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