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스모선수 가스가오(25ㆍ한국명 金成澤)가 29일 본격적인 스모 무대인 주료(十兩)에 진입했다.한국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김남일과 부평고 동창이기도 한 그는 “세계 무대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투하는 남일이를 응원하기 위해 월드컵 개막전에 꼭 (주료에) 진입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친구에게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꿈만 같다”고 말했다.
1998년부터 스모를 시작한 그는 인하대 3년 시절 전국 아마씨름대회 무제한급에서 우승한 바 있는 씨름 유망주였다. “일본 스모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과감하게 스모로 전환한 그는 그러나 스모의 높은 벽에 막혀 그 동안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씨름이라면 자신이 있어 그것만 믿고 다소 자만한 감이 있었다”며 “심기일전해 노력한 결과 늦었지만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신장 181㎝, 체중 141㎏ 등 스모선수로서의 신체조건을 갖춘 그는 “남일이는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고 나도 스모선수로서 더욱 성공해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그의 소식을 접한 김남일은 “지금부터 좀더 분발해 일본 스모계에 이름을 떨치기 바란다”고 친구의 성공을 축하했다.
일본 스모는 실력에 따라 계급구분이 엄격하다. 챔피언 격인 요코즈나가 경기를 하는 마쿠노우치(幕內)를 정점으로 주료-마쿠노시타(幕下)-조니단(序二段) 등으로 구분돼 있다.
각 계급에 속한 선수들끼리만 경기를 벌여 성적에 따라 상위 레벨로 승진하거나 하위 레벨로 강등된다.
주료가 되면 스모장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 수 있으며,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급료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주료 이상급의 선수를 세키도리라고 부른다.
일본 신문들은 그의 주료 진입을 “월드컵 개막 전에 (그가) 한국에 선사한 낭보”라고 전할 정도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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