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제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연불수출금융 관련소송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똑 같은 내용으로 2,000억원 대의 소송을 당한 한미ㆍ광주 등 일부 은행 역시 적지 않은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제일은행을 상대로 2000년 12월 서울지법에 낸 연불수출관련 지급보증서 발급요청 소송에서 완전승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급보증 확약서에 명시된 대로 제일은행은 수출입은행에 지급보증(약 260억원)을 이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에 이어 2001년 10월 각각 770억원과 1,200억원 규모의 소송을 당한 한미, 광주 은행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아직 1심판결에 불과하지만 법원이 연불수출의 관행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송은 수출입은행이 1996년 5월 ㈜대우의 인도 자동차 생산법인에 연불수출 금융(제작기간이 긴 산업설비 등에 대한 외상대출)을 지원하면서 제일은행 등으로부터 ‘지급보증서 발급 확약서’를 받은 데서 비롯됐다.
수출입은행은 연불금융이 완료된 뒤 대우사태가 발생, 대출금의 상당액을 떼이게 되자 확약서를 써준 은행에 대신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이 상황변화를 이유로 지급보증서 발급을 거절하자 소송을 내게 된 것.
한편 패소한 제일은행은 당장 직접적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우발채무에 대해 대지급을 약속한 예금보험공사가 보증채무 전액을 대신 물 것이기 때문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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