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식이 서울에서 이루어져 일본에는 전국적인 개막 축하 행사가 열리지 않지만 각 개최 도시와 참가국 대표팀을 유치한 지자체에서는 마지막 대회준비 점검 등으로 열기가 달아올랐다.30일 일본의 주요 신문 1면은 개막을 하루 앞둔 서울의 표정을 담은 사진이 장식했다.
경비가 강화된 나리타(成田) 공항은 유럽 등 각국의 응원단이 속속 도착해 매우 붐비는 모습이었다.
응원단 가운데는 영국 앤드류 왕자 등 세계적 저명 인사들이 포함됐다. 앤드류 왕자는 6월 2일 열리는 잉글랜드-스웨덴전을 응원하기 위해 방일했다. 서울과 하네다(羽田)공항을 잇는 국제선 운항도 이날부터 시작됐다.
하네다 공항은 국제선의 경우 새벽이나 심야에만 이용할 수 있으나 월드컵을 계기로 특별 개설된 이 노선은 대낮에도 이용할 수 있다.
월드컵 열기는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번 국회 최대의 현안인 유사(有事)법안 공청회 일정이 연기됐다.
당초 자민당 등 일본 3여당은 6월 4일 지방공청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날 열리는 일본 대 벨기에 경기를 유사법안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단체로 관전키로 하는 바람에 10일로 미루었다.
그러나 이 같은 열기 속에서 경기 입장권 중 일부가 도착하지 않아 일본조직위원회(JAWOC)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바이롬사의 일본 자회사가 택배를 전제로 인터넷을 통해 일본 국내와 전 세계에 판매한 54만 매 중 일부가 배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9일 나리타 공항에서 훌리건 리스트에 올라있는 영국인 남자 2명이 확인돼 입국을 거부당한 것을 계기로 일본 경찰은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6월 7일 홋카이도(北海道)의 삿포로(札幌)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잉글랜드의 경기가 훌리건 난동 우려가 가장 크다고 보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경찰은 양국 팬들이 서로 경기장의 다른 문을 사용케 하고 경기 후 이용하는 버스와 기차도 다른 정거장과 역으로 유도하는 등 접촉 기회를 원천봉쇄할 방침이다.
일본의 살인적인 물가 때문에 외국인 축구팬들에게는 일용직 노동자용 간이 숙소나 유스호스텔이 큰 인기이다.
또 외국인 팬들은 물론 일본 팬들도 비싼 숙박 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야간열차를 이용해 경기장 사이를 이동할 것으로 보고 JR 등 일본 철도회사들은 야간 임시열차를 대폭 증편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