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쓰고 그리고, 서울에서 만든 최초의 남북한 합작 그림동화책이 나왔다.도서출판 두리미디어가 낸 ‘령리한 너구리’ 시리즈다.
이번에 5권이 나왔고 앞으로 모두 40권으로 출판될 ‘령리한 너구리’는 제목이 같은 북한의 인기 만화영화를 원작으로 평양창작집단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두리미디어는 북한의 조선출판물수출입사와 저작권 계약을 맺어 책을 제작했으며 1,000질은 북한에 보낼 예정이다.
‘령리한 너구리’는 아는 것 많고 재치있는 너구리가 친구인 곰, 야웅이와 함께 과학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따뜻한 우정을 쌓아나간다는 이야기.
이번에 출판된 5권은 각각 대기압의 원리, 더운 공기의 상승 성질, 빛의 반사 원리, 수소가 공기보다 가벼운 이유, 회전열차의 원리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북한 언어와 표현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썼다는 점.
헬리콥터는 직승기, 챙이 긴 모자는 해양모자, 돌고래는 곱등어, 주스 또는 냉차는 단물, 보트는 단차로 각각 표현했다.
이처럼 부분적으로 남한의 언어와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거의 비슷해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
출판계는 “내용에서는 약간의 도식성이 있지만 남북한이 함께 그림동화책을 만들었다는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며 “‘령리한 너구리’를 계기로 출판 분야의 남북 교류가 더 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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