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은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어른이 되어 예술의 전당에서 훌륭한 작품을 보더라도 그 정서적 기반은 어려서 본 공연에 있지요.”산골 오지에 있는 분교를 찾아 다니며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는 창작 인형극을 공연하는 프로인형극단이 있다.
조현산(33ㆍ극단 대표)씨를 중심으로 7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예술무대 산’은 지난해 8월부터 강원 양구ㆍ화천, 경남 통영ㆍ남해 등지의 분교 40여 군데를 방문하며 ‘사랑의 예술극장’운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안에 150개의 분교를 찾을 계획이다.
이 순회공연은 춘천에서 극단생활 중에 찾았던 강원도 분교 아이들과의 추억을 잊지 못한 단원 오정석(29ㆍ기획실장)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10여년째 인형극계에 몸담고 있는 조 대표가 적은 인원으로 조명 없이도 공연이 가능한, 토끼전과 선녀와 나무꾼 등 전래동화를 섞은 ‘뒤죽박죽 전래동화’를 창작했고 인형도 손수 만들었다.
극단은 무대장치와 인형을 트럭에 싣고 지도에도 없는 길을 따라 분교를 찾아간다.
그렇게 도착한 학교엔 대개 선생님 1명에 아이들은 많으면 10여명, 적으면 4~5명 정도.
그러나 조 대표는 “도시 아이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굴도 따고 텃밭에서 고구마도 캐면 잊을 수 없는 산 교육”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것은 최소한의 교육·문화 공간인 분교마저 폐쇄위기에 놓인 곳이 늘고 있다는 것. “정에 굶주린 아이들이라 공이라도 같이 한번 차면 10년 지기 친구가 돼요.
꼭 다시 와 달란 그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면 빨리빨리 다녀야 합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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