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주요 관련자들이 속속 잠적하거나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검찰이 홍업씨의 소환시기를 놓고 말을 바꾸어가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검찰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소극적인 신병 및 진술확보 조치 등으로 인해 검찰이 어려운 수사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환(金盛煥)씨의 함구는 수사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업체 대표들은 한결같이 “김씨가 홍업씨의 친구라서 돈을 주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정작 김씨는 4일 구속이후 ‘홍업’씨의 ‘홍’자만 나와도 입을 닫아 버린다는 게 검찰의 전언이다.
홍업씨의 고교 및 대학 1년 후배인 P프로모션 대표 이거성(李巨星)씨와 홍업씨의 부하직원인 김병호(金秉浩)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은 이번 주 들어 행적을 감췄다.
프로권투 동양챔피언 출신으로 김성환씨와 함께 홍업씨의 측근 6인방으로 알려진 이씨는 김성환씨와 10억여원의 돈을 주고받고 업체로부터 이권개입대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재단 회계사무를 담당하면서 홍업씨의 돈세탁을 전담한 인물.
그는 8일 이후 검찰에 출근하다시피하며 홍업씨의 자금운용 내역을 추궁받았으나 27일 ‘국정원 5억쯤?’ 등의 메모가 노출되면서 홍업씨와도 연락이 끊겼다.
홍업씨의 대학동기로 역시 6인방의 한명인 유진걸(柳進杰)씨는 9일 조사도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입원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김성환씨와 100억원대 사채거래를 하고 내사무마 청탁을 한 평창종합건설 회장의 친동생이기도 한 그는 홍업씨 돈으로 의심되는 32억원을 5,6개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29일 “유씨 주치의로부터 퇴원해도 무방하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유씨가 버티고 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밖에 김성환씨와 수억원대의 차명거래를 해온 모 업체대표 김모씨가 수일 전 해외 출국한 사실도 새로이 드러났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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