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그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일월드컵에 전념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한일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떠나겠다는 황선홍(34ㆍ가시와)의 공식선언에 누구보다 남다른 감회를 느낀 선수는 단짝 홍명보(33ㆍ포항)였다.이탈리아월드컵을 시작으로 대표팀서 한솥밥을 먹은지가 12년째. 말이 없어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절친한 친구의 대표 은퇴 결정은 홍명보에게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29일 오전 훈련 대신 숙소인 경주현대호텔에서 치료를 받은 그는 황선홍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월드컵마다 불운을 겪었던 그의 마지막 결의에 동조하고 싶다”며 한일월드컵 16강 진출의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홍명보 역시 한일월드컵을 마지막 대표생활로 여기고 있지만 황선홍의 뒤를 이어 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 은퇴를 확정 지을지는 미지수이다.
홍명보의 에이전트인 이영중씨는 “올해 국내 프로팀으로 복귀한 그에겐 A매치 최다출장 기록이 걸려 있다”며 월드컵 이후에도 대표생활을 병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A매치 127경기에 출전한 그는 2~3년간 대표생활을 유지할 경우 클라우디오 수아레스(멕시코)가 보유한 A매치 출전 세계최다기록(170경기)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 이후 후배들의 병역문제가 걸려있는 아시안게임도 남아있어 적어도 올해까지는 대표팀의 버팀목으로 남아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이번 대회에서 A매치 50호 골을 기록하려는 황선홍의 의지를 잘 알고 있는 홍명보가 그와 함께 4경기 이상을 뛸 수 있을지 관심이다.
경주=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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