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프리먼과 애슐리 주드. 상상했던 것보다 스크린으로 보면 훨씬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키스 더 걸’(1997년)에서 연쇄살인범에 맞서던 냉철한 범죄심리학자와 여의사로 공조체제가 괜찮아보였다.
그래서 ‘하이 크라임(High Crimes)’이 택한 스릴러 장르와 지적 캐릭터는 친숙하다. 모건 프리먼과 애슐리 주드가 만들어내는 콤비플레이의 미덕이다.
푸근하면서도 냉철한 분위기와 지성미가 넘치던 모건 프리먼. 이번에는 느슨해졌다.
애슐리 주드는 위기에서 연민을 자아내는 미모는 여전하지만 더 지적이고 투사적인 면모가 강해졌다.
남편 톰(짐 카비젤)과의 사이에 아이만 없을 뿐이지 모든 것을 갖춘 성공한 변호사 클레어 큐빅(애슐리 주드).
톰이 FBI에 체포되고 해병대 비밀작전요원으로 엘살바도르에서 민간인을 무차별학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남편의 결백을 믿는 클레어는 직접 변호에 나서고 전직 군법무관 찰리 그라임즈(모건 프리먼)과 함께 톰의 혐의를 벗기려 한다.
음모의 실체가 군부 권력임이 드러나고 협박도 가해져 오지만 클레어와 찰리는 멈추지 않는다.
톰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하나 둘씩 불거져 나오고 무엇이 진실이라고 믿어야 할지 모르는 데서 오는 클레어의 심리적 공황이 전반부를 유지하는 긴장감.
톰 큐빅이라는 이름조차 가짜였다는 것부터 시작해 의외의 진실이 터져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한동안 유지된다.
그러나 영화는 군부 권력의 실체에 다가서면서부터 긴장감이 뚝 떨어지고, 결론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 스릴러다운 묘미가 사라져버린다.
‘광란의 오후’ ‘블루 데블’의 칼 프랭클린이 감독. 31일 개봉. 15세 관람가.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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