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 햇볕을 피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너무 한적한 곳은 쓸쓸해서 싫고, 주변에 아이들이 즐길만한 놀이시설이나 이벤트도 있었으면 좋겠다.
가까우면 금상첨화이고. 석촌호수(서울 송파구)는 어떨까.
석촌호수는 원래 한강의 본류였다. 1971년 당시 강동구 도시정비계획에 따라 물막이 공사를 해 인공 담수호가 됐고, 잠실대교와 성남시를 잇는 송파대로가 놓이면서 두 개의 호수로 나뉘었다.
한때 서울의 낚시꾼들이 즐겨 찾던 낚시터였다. 1984년 서울시가 호수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수질관리가 문제였다.
고인물에 녹조가 끼고 악취가 풍겼다. 호수를 끼고 있는 종합레저시설인 롯데월드가 수질관리를 맡았다.
12톤 트럭 6,900대 분의 바닥 오물을 퍼내고 한강의 맑은 물이 계속 흘러드는 도수로를 만들었다. 석촌호수의 물은 고여있는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다.
호수 주변에 조성된 2.5㎞의 산책로가 이 공원의 명물이다. 새벽이면 조깅트렉이고 오후면 데이트길이다.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의 정겨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벤치도 많이 마련돼 있어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볼 것도 많다. 롯데월드는 계절별로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는 화단과 장미꽃이 피는 조각공원을 조성했다.
1999년 이후 왕벚꽃나무 1,000여 그루와 3만여 그루의 철쭉도 심었다. 꽃철은 지났지만 지금 나무들이 뿜어내는 녹음이 볼만하다.
롯데월드가 시민을 위해 마련하는 이벤트도 만만치 않다. 석촌호수 옆에 위치한 서울 놀이마당(02-410-3168)에서 매주 토ㆍ일요일(오후 3시, 4시 2회) 민속공연이 펼쳐진다.
농악, 국악, 사물놀이 등이 공연된다. 외국인이 우리의 문화를 접하는 장소로도 이름이 높다. 6월에는 호수의 밤풍경이 더욱 화려해진다.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환상적인 조명과 불꽃이 석촌교 주변을 수놓는다.
휴식에 빠져있다가 배가 출출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석촌호수 인근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먹거리ㆍ카페촌이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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