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심상치 않다.원화 환율이 1,230원 대로 급락,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돼 온 달러당 1,240원 대가 무너졌다. 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서고 산업은행이 2억 달러를 사들였지만 환율 하락세를 막기는 역부족인 것 같다.
최근의 원ㆍ달러 환율 급락세는 근본적으로 미 달러화의 약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원화 환율 하락세는 수출회복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공급이 계속 늘어나는데 기인한다.
월 말로 접어들수록 수출업체들이 무역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계속 팔 수 밖에 없어 당분간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수출이다.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수출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잃게 돼 채산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경쟁국인 중국의 수출가격이 국산의 절반에 불과한 상태에서 간신히 수지를 맞춰 온 국내 업체들에게 환율 하락은 치명적이다.
올 해 기준환율을 1,150원으로 잡고 있던 대기업들도 환율 하락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자 수출입대금 납입시기와 방식을 조절하면서 환차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한다.
정부는 환율대책으로 외화부채가 많은 공기업들에게 예정보다 앞당겨 달러를 상환할 것을 요청하고 외자유치를 당분간 연기토록 할 방침이다.
또 달러 매입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그러나 인위적인 시장개입으로 환율 급락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처럼 달러화 매도가 우세한 시장상황에서는 1억달러를 사들여도 원ㆍ달러 환율을 1원 이상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일본 중국의 금융당국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경제현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원화강세 기대를 한 풀 꺾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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