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가치 폭등세(환율 하락)가 계속된 가운데 28일 한때 심리적인 바닥으로 여겨졌던 원ㆍ달러 환율 1,230원대이 무너지자 서울 외환시장은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이날 개장 직후부터 ‘달러 팔자’세력이 폭주하면서 단숨에 원ㆍ달러 환율이 1,226원대까지 떨어지자 시장에는 당국의 개입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1,236원대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다.
1,230원 아래의 탄탄한 달러 매수세가 확인되면서 이제 시장에는 ‘환율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팽배해 있으나 여전히 달러 약세기조가 강해 원고(高) 행진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일본 엔화 등 주변국 화폐의 동반 강세를 이유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원화 강세에 담담하게 반응해왔지만, 가파른 원고 추세가 이어지면 수출타격 등 우리경제에 주름살이 우려된다.
■ 엔화보다 빠른 원화 강세 속도
엔ㆍ달러 환율과 보조를 맞춰온 원ㆍ달러 환율이 2~3일 전부터 동행 궤도를 이탈, 엔화가 보합권에 머무르는 사이 원화가 ‘튀는 강세’를 보였다.
24일 엔화가 달러당 124.93엔을 기록한 후 28일까지 124엔대 후반을 멤도는 사이 원화가치는 크게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엔ㆍ원 환율도 100엔당 980원대로 떨어져 ‘안정권’으로 여겨졌던 10대1등식을 깬 상태. 물론 시장에서는 엔화와 원화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원고가 엔고를 추월했다는 시각이 많지만 이 같은 추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수출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 단기 바닥에 도달했나
일단 원화 강세기조는 미국 달러의 세계적인 약세가 지속되는 한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단기 환율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도 기대되지만 원화 강세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1,230원선이 깨지면서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 기대감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달러 사자’ 세력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외환은행 외환팀 하종수과장은 “달러 약세가 계속돼 연말에는 원ㆍ달러환율이 1,200원선까지 밀리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낙폭이 컸던 만큼 일단 바닥을 치면 반등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고민하는 정부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최근들어 거의 하루건너 한번씩 환율급락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시장에 강하게 전달하며 급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의 시장개입 효과에도 한계가 분명한 만큼 섣부른 시장개입은 오히려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원화의 가파른 강세가 계속될 경우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직간접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