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연습구장을 찾아라.’ 최근 급상승한 한국 전력을 확인한 뒤 당황에 빠진 폴란드 대표팀이 궁여지책으로 새로운 연습구장을 찾아 나섰다. 미하일 리스키비스츠 축구협회장, 토마시 코터 기술위원장 등 폴란드 축구협회 관계자는 26일 비밀리에 대전시 관계자와 함께 기자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폐쇄적인 구장을 물색했다.폴란드는 한국 입성 후 줄곧 사방이 탁 트인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이나 한밭대 운동장을 고집해왔다. 출입 기자들을 형식적으로 통제했지만 인근 야산이나 학교 빌딩 옥상에서 훈련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비밀 유지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대전시 관계자가 지난 해 12월 준비캠프 유치 단계부터 다른 연습장을 추천했지만 그 때는 “아무 문제 없다”는 식이었다.
여유만만했던 폴란드의 태도가 돌변한 이유는 우선 1승 제물로 여겼던 한국 전력이 급상승했기 때문. 특히 홈 텃세가 예상보다 심하다는 것을 알고 무척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경호실장이 팀 보안 담당… 숲·건물 뒤지며 취재진 접근 차단
폴란드 대표팀이 매일 오후 비공개 훈련을 할 때 코칭스태프보다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은 바로 파베우 블라시아크 대통령 경호실장이다. 대통령 궁에 머물러야 할 그가 한국에 온 것은 선수단에게 대통령 전용기 ‘투폴레프(Tupolew)’를 내줄 만큼 열광적인 축구광 알렉산드르 크바시네프스키 대통령이 그를 월드컵 기간 대표팀 ‘임시 안전 사령관’으로 임명했기 때문.
하지만 한국에서 그는 선수단 안전 못지않게 대표팀 전력을 훔쳐보는 ‘파파라치’들로부터 팀 전력의 노출을 방어하는 데 더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운동장을 지켜보기 위해 인근 건물 옥상이나 산속으로 숨어 드는 한국 기자들을 프로답게 솎아내고 있다.
200~300여m 떨어진 숲속이나 건물 속에 숨바꼭질 하듯 숨어서 훈련을 지켜보는 한국 기자들을 찾아내는 그의 신통력에 한국 경찰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
대전=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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