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우산 밑으로 들어간 대우차가 ‘공격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8월 출범하는 GMㆍ대우차 신설법인(가칭 ‘GMㆍ대우 오토&테크놀로지’)의 닉 라일리(53) 사장은 28일 한국일보와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를 갖고 “신설법인은 제품력과 기술력, 생산력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세계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 추락한 ‘대우’ 브랜드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시장점유율을 만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라일리 사장이 제일성으로 강조한 경영전략은 “오로지 ‘상품’으로 승부한다”는 것. 취임 전까지 GM 유럽지사에서 판매 및 마케팅 부문 부사장으로 활동한 그는 “사장 취임 후 회사의 제반 현황을 점검하면서 대우차의 기술 및 인력수준과 제품개발 능력에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며 “GM의 선진 경영시스템과 마케팅기법 등이 접목되면 놀라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최근 출시한 소형차 ‘칼로스’는 대우의 우수한 제품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기존의 제품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함과 동시에 신설법인 차원에서 독자적인 신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기적으로는 GM 본사에서 개발한 모델을 한국에서 생산· 판매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신설회사가 정식으로 출범하기까지는 국내외 영업망을 재건하는 데 무엇보다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라일리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동유럽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옛 대우차 판매법인들이 인수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이 지역들의 판매 네트워크를 보강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며 “GMㆍ대우의 브랜드를 단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원활히 판매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 브랜드의 유지에 대해서는 “미국 시장의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 ‘대우’의 이미지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시보레’ 등 GM 계열 브랜드로만 팔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며 “하지만 호주 등 다른 여러 나라에는 계속해서 ‘대우’ 브랜드로 수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대상에서 제외된 부평공장의 인수시기에 대해 라일리 사장은 “부평공장의 근로자들은 GM이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생산성 및 품질기준 등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굳이 인수시기를 ‘언제’라고 못박아 말할 순 없지만 부평공장은 신설법인의 발전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 태생으로 1975년 GM에 입사, 주로 유럽지역에서 근무해 온 라일리 사장은 “유럽인들과 달리 한국인들은 해치백(뒷부분이 직각 모양인 5 도어형)보다 너치백(세단형)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마케팅 시각을 많이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며 “한국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간파해 무엇보다 ‘고객이 소유하고 싶은 차’를 만드는 데 인생을 걸어보겠다”고 다짐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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