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드컵 / 현대축구 화두 '아트사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드컵 / 현대축구 화두 '아트사커'

입력
2002.05.29 00:00
0 0

■개인기·조직력 결합 '퓨전축구'… 프랑스가 완성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는 ‘아트사커’(예술축구)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즉 아트사커를 하지 않는 팀은 축구강국의 대열에 서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아트사커는 단순하게 말하면 1998년 프랑스월드컵서 우승한 프랑스의 축구를 일컫는다. 90년대 축구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준 프랑스가 예술의 나라라는 점을 고려해 명명한 것이다.

아트사커는 한마디로 남미의 개인기에 유럽의 힘과 조직력이 결합된 축구를 말한다. 그래서 ‘퓨전축구’라고도 불린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축구의 스타일은 개인기를 앞세운 남미축구와 힘과 조직력이 특징인 유럽축구로 구분됐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 네덜란드가 공격과 수비가 따로 없는 이른바 ‘토털사커’라는 새로운 축구스타일을 선보이며 세계축구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4-3-3(지금의 4-3-3과 많은 차이가 있다)을 근간으로 하는 네덜란드의 토털사커는 이때까지만 해도 수비임무에만 충실했던 양쪽 풀백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키고(오버래핑) 이 때 두 명의 중앙수비수가 커버플레이를 함으로써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강화하는 전술이다. 네덜란드는 토털사커를 앞세워 74년과 78년 연속 월드컵 준우승을 이뤄냈다.

이 때부터 세계축구의 흐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특히 남미의 선수들이 유럽의 명문클럽으로 이적하기 시작하면서 두 대륙의 특징은 조금씩 섞이기 시작했다. 90년 이탈리아대회부터 세계축구의 흐름은 거의 비슷해졌다. 3_5_2 시스템의 ‘압박축구’란 용어가 이 무렵 크게 유행했다.

물론 압박이란 용어는 그 전에도 있었다. 그렇지만 90년대의 압박은 그 정도가 더욱 강해졌을 뿐 아니라 전 지역에서 철저한 대인마크를 근간으로 했다. 축구의 큰 틀이 수비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수비가 약한 팀은 강국대열에 낄 수 없었다. 94년 월드컵서 브라질의 우승은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에 강한 수비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 남미팀은 유럽의 힘과 조직력을 가미했고 유럽의 몇몇 나라들은 남미의 화려한 개인기를 받아 들였다.

그러한 퓨전사커를 완성시킨 팀이 바로 프랑스였다. 세계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을 중심으로 펼치는 효율적인 축구는 프랑스를 세계축구 최강국에 올려 놓은 것이다.

아트사커의 특징은 바로 효율성에 있다. 효율성은 길게 차고 달리는 킥 앤 러시를 앞세우는 유럽스타일의 축구에서는 찾을 수 없다. 바로 짧고 빠른 패스를 특징으로 하는 남미의 개인기를 접목시켜야 가능한 것이다.

아트사커는 유로 2000에서 더욱 빛났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강호대열에 올랐고 잉글랜드와 독일이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이에 잉글랜드는 스웨덴 출신의 에릭손 감독을 영입하고 팀에 일대 개혁을 가했다.

에릭손 체제의 잉글랜드축구는 짧은 패스 위주의 조직력 축구로 탈바꿈했고 이번 월드컵에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랐다. 독일이 최근 축구선진국 대열에서 멀어진 까닭은 바로 전통적인 유럽스타일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사커는 이제 21세기의 새로운 흐름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새로운 유형의 축구가 나올 때까지 아트사커는 2002 월드컵서 만개, 세계축구를 지배할 것이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한국 축구도 아트사커

축구는 그 나라 고유의 국민성이나 민족정신, 문화를 담고 있다. 삼바축구(브라질) 탱고축구(아르헨티나) 전차군단(독일) 등의 수식어가 이를 말해준다.

세계축구가 남미와 유럽스타일로 양분된 가운데 한국축구는 그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독특한 스타일이었다. 굳이 특징을 들자면 ‘스피드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정신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축구는 기술이나 전술적으로 세계흐름에 한참 뒤쳐졌다. 외신들은 효율성 없이 무작정 뛰는 한국축구를 ‘뻥축구’ ‘(창조성 없는)로봇축구’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급한 민족성을 반영하듯 과거 한국축구의 특징은 무조건 빨리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플레이스타일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임 후에 크게 바뀌었다. 이제 아트사커로 변신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팀의 가장 큰 변화는 짧고 빠른 패스로 공을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다. 또 강한 압박과 몸싸움이 크게 좋아져 프랑스나 잉글랜드 선수들의 공격을 방해할 수 있게 됐다. 경기 내내 체력을 안배해서 뛰는 효율성은 아주 좋아졌다.

이러한 특징은 26일 프랑스전에서 나타났다. 전 축구대표팀 감독 허정무씨는 이날 경기를 ‘한국축구의 전환점’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한국축구는 세계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다만 한국이 이러한 선진축구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선 히딩크 감독의 지도방법과 전술을 일반지도자들에게 널리 전파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축구전술의 역사

축구의 전술은 1860년대 현대축구가 태동하면서부터 생겨났다.이 때 처음으로 골키퍼가 정해졌는데 전술은 단순히 수비와 미드필더 한명씩만 세우고 전원이 공격하는 1-1-8시스템으로 일방적인 공격위주였다.자연적으로 전술은 수비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발전하게 됐다.특히 오프사이드룰이 생기면서 1-2-7(수비1,미드필더2,공격수7),2-3-5를 거쳐 1950년대 초까지 세계를 지배한3-2-2-3(일명 WM)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갔다.WM시스템으로 공격과 수비의 전술은 골격을 갖추게 됐고 전술적으로 현대축구는 이때부터 시작했다고 할수 있다.

1958년 브라질은 팀 전원이 공격과 수비에서 조직적인 역할을 하는 4-2-4시스템을 선보이며 우승했다.브라질의 4-2-4를 보완한 1-4-2-3전형은 66년 월드컵에서 유행했다.수비수들이 공격할 때 이를 커버해주는 스위퍼를 기용하는 전술이었다.1974년 네덜란드는 '전원수비,전원공격'의 4-3-3-토털사커로 세계축구계에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이후 4-4-2를 거쳐 90년 월드컵서는 양쪽 윙백의 적극적인 공격가담과 대인마크를 특징으로 하는 3-5-2시스템이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92년 유럽선수권과 94년 월드컵에서는 지역방어 중심의 4-4-2가 당시 성행했고 지금은 4-3-3시스템까지 다양한 유형의 전술이 선보이고 있다.

이준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