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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 소설 최초로 발굴…단편 '최후의 면회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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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 소설 최초로 발굴…단편 '최후의 면회인' 공개

입력
2002.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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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좌파 문학의 거두 임화(林和ㆍ1908~1953)의 소설이 발굴됐다.임화는 시인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으며, 카프(KAPFㆍ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서기장을 역임한 좌파 문학의 대표적 인물.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했던 임화가 소설을 썼다는 것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평론가 손정수(33)씨는 6월 초 발간되는 ‘문학사와 비평’ 9집(새미 발행)에서 임화가 발표한 소설을 공개했다.

1927년 1월 당시 일제 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 2회에 걸쳐 ‘성아(成兒)’라는 이름으로 연재된 소설 ‘最後(최후)의 面會人(면회인)’이다. ‘성아’는 임화의 필명 중 하나였다.

제목 앞에는 ‘창작(創作)’이라고 부기했고 제목 다음에는 ‘三部作(삼부작)’이라고 덧붙였다.

“임화가 지속적인 소설 창작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게 손씨의 분석이다.

소설은 초라해진 누이 영순을 관찰하면서 과거를 돌아보는 ‘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의 친구 김(金)은 영순을 임신시키고 멀리 떠나버렸다.

이후 나는 김의 누이를 열렬히 사랑하게 된다. 병원에 누운 영순을 간호하는 나에게 김의 누이가 찾아왔다.

다음날 아침 영순이 세상을 떠나고, 김의 누이는 ‘최후의 면회인’이 돼버렸다. 임화는 “오래 전에 멀리로 누의에게 이 글을 삼가 드리노라”라고 소설 말미에 부기했다.

임화는 “한국 근대문학은 메이지(明治) 시대 일본 근대문학의 이식”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식문학론(移植文學論)을 제창했고, ‘우리 오빠와 화로’ 등의 작품을 통해 단편 서사시라는 새로운 시 형식을 개척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해방 후 월북, 한국전쟁 직후 남로당 숙청 때 사망했다.

손정수씨는 “소설을 보면 오빠ㆍ여동생의 구조를 주목할 만하다. ‘우리 오빠와 화로’ 같은 단편 서사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바 오빠ㆍ여동생의 구조는 임화 문학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그 원형의 모습을 이 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단편서사시의 창작 이전에 존재하는 서사적 지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임화 소설 발견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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