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편의 이성교제에 대해 상의드립니다. 저희 부부는 70대로 아직 결혼하지않은 막내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알콩달콩하지도 않지만 으르릉대며 살 정도로 사이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조용히 지내기를 원한다면 남편은 밖에서 떠들썩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지요. 우연히 노인교실에서 만난 여자분과 사귄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식사도 하고 영화도 함께 봤다’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하길래 저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일이 있을까 싶지만 딸아이가 펄펄 뛰는군요. 역시 뜯어말려야 하나요? (서울 양재동에서 김씨)
남편따라 나가 '아내있음' 시위하세요
A 동물로서의 인간 남녀관계를 보면 남자는 씨앗을 여기저기 되도록 많이 뿌리고 싶어하는 반면 여자는 좋은 씨앗만을 골라 받고 싶어 합니다.
수명이 늘어난 현대에 남녀가 가난에 허덕이지 않는 조건이라면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혼전, 결혼한 후를 합해 대략 3~4명의 이성을 마음속으로 사랑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행동은 삼가는 경향입니다. 인간은 남녀 모두 70대나 80대까지도 성욕을 지니고 있지만 그 강도가 약하고, 특히 남자는 성행위 능력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우리도 서양과 마찬가지로 노인교실이나 중상류 노인 입주시설에서는 남녀간 대인관계가 집단심리면에서 예상 밖으로 활발하고, 특히 수가 적은 남자쪽이 인기가 많고 대우도 더 받습니다.
활달한 성품의 댁 남편은 그런 의미에서 남보다 더 특권을 누리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방심은 마시되 점잖게 처신하십시오.
댁도 모양을 좀 내고 남편과 같이 서너 번쯤 노인교실에 나가 가지고 간 떡도 시치미 떼고 돌리면서, 남편이 홀몸이 아님을 시위하십시오.
남편 여자친구에게는 관심을 두지 마십시오. 저절로 물러 설 것입니다. 막내따님도 만족할 터이고, 나아가 여기에 자극받아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기겠지요.
남편도 평소 사랑을 표시 않던 댁에서 새로움을 발견해 졸아든 애정을 다시 키우겠지요.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
dooyoung@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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