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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밤 수놓을 '황금커플' 아리아…알라냐·게오르규 부부 내달 첫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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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밤 수놓을 '황금커플' 아리아…알라냐·게오르규 부부 내달 첫 내한공연

입력
200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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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간에 열리는 공연 중 가장 큰 화제는 단연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38)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36) 부부의 듀오 콘서트다.6월 1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오페라계 황금 커플’의 첫 내한인데다 국내 공연사상 가장 비싼 입장권(최고 30만원)으로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서울에서 이들은 안톤 과다뇨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의 반주로 베르디, 푸치니, 도니제티 등의 주옥 같은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와 이중창을 들려준다. 예술의전당이 초청했다.

알라냐는 도밍고, 파바로티, 카레라스의 ‘스리 테너’를 이을 ‘제 4의 테너’ 또는 ‘제 2의 파바로티’, 게오르규는 ‘제 2의 마리아 칼라스’라는 화려한 찬사에 휩싸인 채 세계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젊고 잘 생긴데다 노래와 연기 실력 또한 뛰어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두 사람을 맺어준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 10년 전인 1992년 런던 코벤트 가든 오페라극장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처음 만나 4년 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라보엠’ 공연 중 막간에 무대 뒤에서 뉴욕 시장 루돌프 줄리아니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이 소식은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스타가 된 과정도 결혼만큼이나 극적이다. 알라냐는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파리의 피자가게에서 노래하던 무명 가수였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에서 올라온 촌뜨기로 집안이 가난해 정규 음악수업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1986년. 우연히 가게에 들른 한 음악인이 그의 재능을 발견해 엑상 프로방스 음악제 설립자 가브리엘 뒤쉬르제에 소개하면서 정식 성악수업을 받게 된다.

2년 뒤 필라델피아의 파바로티 콩쿠르에 나가 대상을 차지하고 같은 해 글라인드본 오페라 축제의 오디션에 합격해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역으로 데뷔했다.

그의 명성을 굳힌 것은 1994년 코벤트 가든에서 공연한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이 작품으로 ‘그 해 최고의 성악 연주’라는 절찬과 함께 영예의 로렌스 올리비에 상을 받았다.

반면 게오르규는 소녀 시절부터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루마니아에서 나고 자라 부카레스트음악원을 졸업한 1990년 코벤트 가든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코벤트 가든의 ‘라 트라비아타’는 그를 신데렐라로 만들었다. 당시 이 무대를 지휘한 거장 게오르그 솔티는 비련의 여주인공 비올레타를 열연하는 그를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훔쳤으며, BBC방송은 정규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공연 실황을 내보냈다.

이 공연은 비디오 테이프로 발매돼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유명세를 치르는 걸까. 이 부부는 악명도 높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연출가나 지휘자와 자주 부닥쳐 ‘차우세스쿠 부부’ ‘보니와 클라이드’라는 고약한 별명을 얻었다.

차우세스쿠는 루마니아의 독재자 이름이고, 보니와 클라이드는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 나오는 갱 커플이다.

유명한 연출가 조너선 밀러가 붙인 별명이다. 게오르규의 또다른 별명은 ‘드라큘레트’(여자 드라큘라).

드라큘라의 고향도 루마니아다. 부부는 알라냐의 사별한 전처 소생 열 살배기 딸, 교통사고로 죽은 게오르규의 언니가 낳은 12세 딸과 함께 제네바에서 살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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