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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문화적 다양성을 선택…수상한 작품들 대부분 각국 독특한 정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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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문화적 다양성을 선택…수상한 작품들 대부분 각국 독특한 정서 표현

입력
200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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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을 접수한 피아니스트와 화가.’각국을 대표하는 거장들이 대거 본선 경쟁에 참가해 ‘별들의 전쟁’이었던 올 칸영화제는 결국 ‘문화적 다양성’을 선택했다.

수상한 영화들은 대부분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보다는 각 문화의 독특한 문화적 정서나 민족애를 표현한 영화들이다.

피아니스트나 화가 등 예술가의 고뇌와 각국의 독특한 시대상을 엮은 영화가 수상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은 구한말 화가 오원 장승업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The Pianist)’는 2차 대전 중 게토에 숨어든 유대계 폴란드인 피아니스트의 예술적 성취와 시대적 고민을 그렸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월터 살레스 빌 오거스트 등 작가주의 감독들이 대거 포진한 심사위원단이 예술과 인간적 고뇌 사이의 또 다른 예술가들에게 매료 당한 흔적이 강하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엘리아 슐레이만 감독의 수상은 이번 영화제 최대의 이변.

‘성스러운 중재(Intervention Divine)’는 이스라엘 나자레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남자가 겪는 사랑과 생활의 아픔을 코믹 터치로 그려낸 수작.

유대인 출신의 질 자콥 집행위원장 등 유럽 영화계의 ‘유대인 파워’로 미루어 출품만으로도 파격이라는 평을 들으며 “작품은 좋지만 수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영국영화지만 심한 스코틀랜드 사투리로 시사회에서 자막을 넣어야 해독이 가능했던 켄 로치 감독의 ‘달콤한 16세(Sweet Sixteen)’의 원작자인 폴 래버티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시나리오상을 수상했다.

그는 날카로운 사회의식으로 감독의 영화 정신을 수용했다.

다큐멘터리로 46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볼링 포 컬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나 심사위원대상과 여우주연상(카티 우티넨)을 수상한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과거 없는 남자(Man Without Past)’ 역시 자국문화에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는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황금종려상은 지나친 예우”라는 평을 듣기도 했으나, 결국 이번 칸영화제는 자기문화에 뿌리를 내린 영화가 서로 소통하는 다문화의 잔치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칸=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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