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불수출 금융’을 둘러싼 수출입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법정싸움에 은행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대우 관련 채무확인 소송의 1심 판결일(30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결 결과에 따라 해당 은행들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제일은행 뿐 아니라 한미, 광주은행을 상대로 지급보증계약에 의한 채무확인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지법에 낸 상태다. 만약 1심 판결에서 제일은행이 패소한다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똑 같은 소송을 당한 한미ㆍ광주 은행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제일은행은 우발채무에 대해 대지급을 약속한 예금보험공사가 ㈜대우에 대한 보증채무 260억원을 물면 되지만, 한미ㆍ광주은행은 각각 최대 770억원과 1,200억원을 고스란히 수출입은행에 갚아야 한다. 이 정도면 한미은행은 분기 순익과 맞먹고, 광주은행은 연간 순익보다도 크다. 특히 두 은행은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쌓지 않고 있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수출입은행은 1996년 ㈜대우의 인도 자동차 생산법인(DMIL)에 2억 달러의 연불수출 금융을 지원하면서 한미은행(6,000만 달러), 광주은행(1억 달러), 제일은행(2,000만 달러) 등으로부터 지급보증을 하겠다는 ‘지급보증서 발급 확약서’를 받았다.
연불수출금융이란 산업설비, 기계류, 선박 등 제작기간이 긴 고가의 제품 수출에 따른 업체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출입 은행이 제공하는 대출의 일종. 그러나 연불금융 취급이후 수출입은행의 계속적인 지급보증서 발급요청에도 불구, 이들 은행은 대우사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 등을 이유로 지급보증서 발급을 거절했다.
수출입은행은 ㈜대우가 대우건설ㆍ대우인터내셔널ㆍ㈜대우 등 세개 회사로 분할되고, 이중 ㈜대우는 청산절차를 밟게 돼 2억 달러중 1억3,000만달러 가량을 떼이게 되자 2000년 12월 제일은행, 지난해 10월 한미ㆍ광주 은행에 대해 보증채무 존재 확인 소송을 내게 된 것이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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