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콜롬비아 내전의 분수령이 될 대통령 선거가 26일 실시됐다.반군 소탕을 통한 내전 종식을 내건 무소속의 알바로 우리베 벨레스(49) 후보가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다만 그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 아니면 결선투표까지 갈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베의 지지율은 48%~ 51%를 오르락내리락 해 왔다.
우리베의 경쟁자인 보수당의 오라시와 세르파 후보의 지지율은 26%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노조 지도자 출신의 루이스 에두아르도 가르손과 무소속 여성 후보인 노에미 사닌은 각각 11%, 7% 정도에 그치고 있다.
우리베가 임기 4년의 새 대통령에 선출되면 내전 양상이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그는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현 대통령의 평화 협상을 반대해 왔으며, 이번 선거 운동 기간에도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정부간 평화협상 및 결렬, 반군 진압과정에서 파스트라나 정부가 보인 어정쩡한 자세를 맹렬하게 비난하고, 강공책을 주장했다. 미국의 군사 원조를 지지하는 그는 경찰과 군 병력의 2배 증강을 공약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우리베의 대통령 당선을 반대하는 FARC와 이를 지지하는 우익 민병대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불안 속에 치러졌다. 콜롬비아 농촌의 40% 가량을 통제하고 있는 FARC는 우리베를 지지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마을 전체를 공격하겠다며 투표를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FARV는 25일 남부 몬타니타 시장을 납치 살해하고, 우리베 후보의 고향인 아티오키아 주에서 차량 폭탄 테러와 교량 파괴를 감행하고, 선관위 사무실을 공격했다. 반면 우리베 후보를 지지하는 우익 민병대는 시민들에게 투표를 종용했으며, 압도적 당선을 위해 2위인 세르파 후보의 선거 운동을 방해했다.
우리베 후보는 지난 6개월 동안 3번이나 테러를 당했으나 목숨을 건졌다. 지난 달 선거유세를 하던 중 4명이 숨지는 폭탄 테러를 당한 후로는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리베는 1983년 아키오키아의 가족 농장에서 부친이 FARC 게릴라들에 의해 살해된 이후 반군 토벌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 변호사로 일했으며 1995년~1998년 안티오키아 주지사를 지내면서 ‘콘비비르’로 알려진 반군 토벌 계획을 시행,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최상위 득표자 2명이 내달 중순 결선을 치른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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