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환자들이 해마다 크게 증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미의 기준은 늘씬한 수준을 넘어서 비쩍 마른 모습으로 가고 있다.미국 다이어트 관련 시장은 연간 400억 달러에 달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이어트 식품 시장이 작년에 1조원을 넘어섰다는 보고가 있었다.덜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돈을 들여가며 이런 다이어트 식품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족집게처럼 콕 집어내주기 때문이다. 첫째, 빠른 결과를 약속한다.
‘한달 안에 10kg 감량 보장’같은 선전 문구는 짧은 기간에 해결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둘째, 실제로 초반에는 효과가 나타난다.
평소보다 적게 먹으니 당연히 체중계 눈금이 줄어든다. 문제는 빠진 체중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 데에 있다.
셋째, 방법이 쉽고 단순하다. 한끼나 두끼 식사를 식품으로 대신하면 되니 복잡하게 칼로리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건강 다이어트의 핵심은 ‘적당히’와 ‘다양하게’다. ‘적당히’는 양을 너무 적게 먹어선 안된다는 뜻이다.
하루 1000 kcal 미만으로 섭취하면 지방살 뿐 아니라 근육살까지 빠져 건강은 물론 몸매도 망가뜨린다.
‘다양하게’는 식품군(곡류군, 어육류군, 채소군, 지방군, 우유군, 과일군)사이는 물론 식품군 내에서도 여러가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라는 뜻이다.
어떤 다이어트 식품은 요요현상이 “절대”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하는 광고를 내보내는데 이런 제품이야 말로 “절대”피해야 한다.
요요현상은 특정 다이어트 식품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작년 미국 연수 중 무척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하였다.
유행 다이어트에 대한 심포지움이 열렸는데 여기에는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로 유명한 Atkins박사와 ZONE 다이어트를 만든Sears박사를 포함한 다이어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열띤 설전을 벌였다.
결론은? 미국 심장학회 대표로 나선 의사가 말했다.
“좋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주장하는 다이어트의 효과가 그렇게 뛰어나다면 저희들에게 데이터를 보여주세요.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할 수 있었다는, 그리고 그때까지도 체중이 다시 늘지 않고 성공적이었다는…”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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