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하더라도 달려보고 싶어' / 홍 기 글ㆍ정수영 그림아이들은 친구와 놀고 싸우고 도우면서 성장한다. 어린 시절 만난 좋은 친구야말로 평생의 벗이 된다.
저자인 동화 작가 홍 기씨는 경북 구미시 원남초등학교 현직 교사이다.
이 책은 다리가 불편한 소녀 보람이와 시골 소년 용수가 서로 돕고 좋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초등학교 저학년용 장편 동화. 저학년 대상 국내 창작 장편동화가 드문 현실에서 교육현장에 있는 작가가 쓴 책은 반갑다.
용수는 옆집 대승이가 이사간 뒤 같이 놀 친구가 없어 집에 오면 심심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대승이네 집 마당에 큰 트럭이 한 대 도착했다. 보람이가 이사온 것이다.
보람이는 똑똑해서 언제나 선생님께 칭찬을 받는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지 양쪽 겨드랑이에 목발을 끼고 다녔다, 용수는 그런 보람이와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토요일 오후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여자 아이의 울음소리도 들렸다.
심술궂기로 소문난 동빈이가 보람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용수는 동빈이에게 대 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이 일로 용수는 보람이와 친해진다.
보람이는 용수를 집으로 불러 컴퓨터 게임을 하다 그림 한 장을 보여준다. 다리가 긴 여자 아이가 달리기를 하는 그림이었다.
보람이는 꼴찌를 하더라도 운동회날 한번 달려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열심히 운동을 하면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람이는 용수와 함께 언덕에서 걷는 연습을 하고 혼자서 열 발자국 정도는 걸을 수 있게 됐다.
파란 하늘에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회 날. 보람이는 목발을 짚지 않고 달리기 출발선에 선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고 다른 아이들은 앞다퉈 뛰어 나가지만 보람이는 뒤처진다.
다른 아이들이 결승점을 통과할 때까지도 겨우 10m 정도를 뛰었을 뿐이다. 하지만 보람이는 비틀거리고 넘어지면서도 완주한다. 용수와 부모님, 선생님의 응원을 받으면서.
저자는 “어린이들이 몸이 불편한 사람을 배려하고 친구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동화를 썼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이 전해지는 가슴 뭉클한 친구들의 이야기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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