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르투갈, 폴란드 등과 더불어 D조에 속한 미국은 한국의 맞상대 중에서 가장 만만한 상대로 꼽힌다. 하지만 5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기 때문에 쉽게 한국의 제물이라고 단정하기에는 강한 팀이다.88올림픽 때 당시 최강 러시아와 비긴 한국은 조예선 마지막 경기서 미국에 발목을 잡혀 8강진출에 실패한 전력도 있다.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32개 본선 출전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하는 치욕을 당했던 미국은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브루스 어리나(51) 감독 아래서 꾸준히 전력을 가다듬어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서는 16강을 1차 목표로 잡고 있다.
우루과이와 자메이카를 잇따라 격파하는 상승세를 타다가 21일 마지막으로 치러진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0_2로 패배, 기세가 다소 꺾였지만 전반적으로 공수 양면에서 안정된 전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조직력. 월드컵 무대를 한차례 이상 밟은 베테랑과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신인들이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또 주전과 후보의 기량차이가 크지 않아 선수 운용 폭이 넓은 것도 강점이다.
경계대상 1호는 어니 스튜어트(33ㆍNAC브레다). 스튜어트는 조 맥스 무어(31ㆍ에버튼)와 더불어 예선서 미국이 뽑아낸 11골 가운데 7골을 합작해냈다. 또 플레이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29ㆍ선더랜드)의 공격력도 상당히 날카롭다.
다만 제프 어구스(34ㆍ세너제이), 데이비드 레지스(34ㆍ매츠) 등 노장들이 많은 수비라인은 노련한 반면, 스피드가 처지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져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에 김남일, 유상철, 이영표, 송종국 등 미드필드진의 허리싸움에 승부를 걸어 스튜어트나 레이나 등의 발을 묶는 동시에 수비수들의 체력저하를 유도하는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