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이달말로 예정된 2002년도 국방백서 발간을 무기 연기한다고 24일 밝혔다.국방부의 이같은 조치는 ‘주적 표현’문제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주적’ 삭제 여부를 기약없이 또 유보한 것으로 해석돼 주적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황의돈(黃義敦)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국민의 정부를 마감하는 올해에는 국방정책과 국방업무실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결산하는 데 치중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국방 관련 미래상 등을 담게 될)국방백서 발간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황 대변인은 이어 “국방백서 내용 가운데 특정표현(주적 개념)과 관련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고 밝혀 ‘주적 표현’문제가 백서 발간 연기와 직접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국방부가 그 동안 주적 표현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백서 발간을 연기한 것은 사실상 남북화해정책을 추진해온 현 정권에서는 백서를 발간치 않겠다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진보개혁 세력은 백서발간 연기를 사실상 주적 표현을 폐기한 것으로, 보수세력은 주적 표현을 유지한 것으로 상반되게 해석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는 1988년 이후 매년 발간해온 백서를 주적 표현 논란이 가열되자 지난해말 백서 발간을 격년제로 바꿔 당초 이달 말 발간하기로 1차 연기했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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