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의 목소리' 로널드 프레이저 지음ㆍ안효상 옮김‘2차 대전 이후 딱 한번 있었던 동시적인 세계 대격변’(영국의 역사학자 홉스 봄).
1968년 서구에서는 학생을 중심으로 일군의 젊은이들이 권위주의를 비판하고 월남전 등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바로 68 혁명이다.
이 책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북아일랜드 등 서방 6개국에서 일어난 68혁명을 서술한 일종의 혁명사이다.
당시 혁명에 참가했던 230여명의 인터뷰를 기초로 이들 나라의 전문역사가 9명이 공동 작업했고 독일 출신의 68세대 역사가인 프레이저가 대표 집필했다.
책은 68년 당시 상황만 다룬 게 아니라 50년대 냉전시대에서부터 혁명이 좌절된 이후 70년대까지의 시기를 장기적 안목에서 다룸으로써 혁명의 배경과 원인, 그리고 유산 등을 자세히 설명해내고 있다.
68혁명은 2차 대전 이후 이른바 ‘황금시대’라 불리는 경제적 호황기 세대가 주도한 사건이다.
고등교육을 받고 경제적 어려움을 덜 겪은 이들은 사회가 요구한 복종을 수용하지 않으려 했고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기존 정당에 환멸을 느낀 이들은 서구 사회민주주의와 동구 스탈린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어 정치적 공간의 확대를 꾀하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드골 정부에 항의해 400여만명이 파업에 돌입했으며 서방의 다른 나라에서도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하지만 68혁명은 결국 실패했다. 당시의 지도부는 이 운동에 참가한 대중의 열망을 실현할 능력이 없었고 실제로 실현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68혁명이 남긴 의미는 적지 않다고 말한다.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의 확대는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고 그것을 실현하려했던 68혁명은, 비록 권력장악에는 실패했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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