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해외에서 김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80년대 후반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미국 등 교포시장을 뚫고 들어가면서 시작된 김치수출은 이제 대기업들까지 가세해 동남아, 유럽 등지로 수출시장도 넓히고 있다.
식품업계는 월드컵을 김치 세계화의 또 한번의 도약 기회로 판단,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개발에 열중이다.
90년대 후반 김치수출에 뛰어들어 미국과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두산 식품BG(비즈니스그룹)는 최근 유럽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은 첫 단추로 덴마크 수퍼마킷연합회인 코업-덴마크(COOP-Denmark)사와 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월드컵 기간동안 덴마크 250개 매장에서 김치를 판매키로 했다.
종가집김치 김인수 상무는 “유럽 10개국에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40만 달러로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최대 김치 수출업체였던 중소업체 ㈜정안농산도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등 두산에 빼앗긴 선두를 탈환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10월 대구 달성군에 최신식 공장을 준공하고 수출선을 타이완과 동남아 등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양반김치로 이미 일본시장에 진출한 동원F&B는 가수 김연자 씨의 이름을 딴 ‘김연자 김치’(병당 2달러)를 4월 초부터 오사카와 삿포로 지역에 수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약 1만병이 나갔다.
김치업체들은 교포시장이 아닌 순수 외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김치 맛을 개조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제일제당은 김치의 매운 맛과 외국인에게 역하게 느껴지는 냄새를 없앤 ‘크런치 오리엔탈’ 김치로 지난해 초부터 미국시장을 두드리는 중이다.
아직까지 김치수출은 일본과 미국의 교포사회에 한정돼 있어 과당경쟁에 대한 지적도 없지않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총 6,873만달러로 전세계 30여개 국으로 나가고 있지만 일본시장이 95%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업체수만 100여개가 넘는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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