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륜(天倫)을 저버린 사람이 치러야 할 당연한 최값인 것 같습니다….”구속 수감 중인 최규선(崔圭善ㆍ42)씨의 전처 김모(42)씨. 그는 23일 기자와 만나 20년간 쌓인 최씨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을 털어놓았다.
초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이 결혼한 것은 1981년. 아들까지 낳았지만 88년 이혼하고 만다. 김씨는 아들(21)과 함께 아직도 연탄보일러를 때는 13평 크기의 영세민용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더구나 김씨는 허리디스크에 턱 관절이 뒤로 밀리는 병까지 앓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는 “7년간의 결혼생활이 남긴 것은 최규선이라는 인간은 온통 거짓으로만 가득찬 사람이라는 결론”이라고 단정했다.
김씨에 따르면 최씨는 82년 대학에서 제적당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날 때 광주 충장로의 도장포에서 대학 총장의 직인을 위조해 가짜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만들었다.
또 돈을 주고 치질 수술 진단서를 만들어 병역면제를 받은 일 등이 모두 거대한 사기극의 씨앗이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유학 허가를 받기 위해 위스콘신대의 김모 교수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읍소했던 일 등을 언급하면서 “그 때부터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충성을 다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그래도 아이 아버지가 잘 되기를 바랐다”며 “때문에 98년초에 정보기관원이 최씨 조사를 위해 친정으로 찾아 왔을 때도 ‘성격차이로 이혼했을 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당시는 청와대 입성을 노렸던 최씨의 전력 조사가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김씨는 최씨의 옷장에 100만원이 넘는 명품의류가 가득했고 주변 여자들에게 고급 아파트를 얻어주고 외제차까지 사주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는 “최규선에게 가지고 있었던 한가닥 ‘동정심’마저도 버리게 됐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자기 자식이 찾아가도 ‘이제 막 날려고 하는데 왜 날개를 꺾으려 하느냐’며 매몰차게 외면했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사치스런 생활을 할 수 있습니까. 천벌을 받은 것 입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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