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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베스트11] 이을용 vs 최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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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베스트11] 이을용 vs 최성용

입력
200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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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꽃 보다는 생명력 있는 잡초로 남고 싶다.”27세 동갑내기 이을용(부천)과 최성용(수원)에겐 스타라는 꼬리표가 왠지 어색하다. 플레이가 너무 평범해 보이는 탓인지 세인들이 생각하는 국가대표의 모습과는 차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에겐 흔들림이 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각각 좌ㆍ우 윙백이 주 포지션인 이들은 월드컵이라는 블록버스터를 앞두고 주연을 꿈꾸지는 않는다. 대표팀이 빚어낼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탓이다.

이영표와 왼쪽 윙백 자리를 다투는 이을용에겐 ‘개천에서 용났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선수다. 강릉상고를 졸업, 설기현의 고등학교 4년 선배인 그의 축구인생은 기구했다.

고등학교 때 4강에 들지 못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사업마저 실패하자 그는 축구를 그만두고 1년 동안 웨이터 생활을 비롯, 다양한 체험을 했다. 운좋게 실업팀 한국철도에 입단, 축구를 계속할 수 있었지만 그는 축구인생은 여전히 3류였다.

그러나 1998년 부천에 입단한 이후 탄탄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는 드리블과 예리한 패스, 안정적인 수비력은 대학을 졸업한 여느 프로선수보다 탁월했다.

지난해 꿈에 그리던 대표에 발탁된 그는 8월 체코전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A매치에 출전하며 확고한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대표팀의 유일한 왼발잡이라 본선의 전문키커로 활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폴란드의 경기를 여러 차례 봤는데 미드필더 한 명만 잘 잡으면 의외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 경력은 일천하지만 월드컵에 대한 그의 전망에는 특유의 자신감이 배어 있다.

98년 프랑스월드컵의 경험을 지닌 최성용은 요즘 선발출전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지만 쾌활함은 여전하다. 한일월드컵서 언제든지 한 칼을 뽑아들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빠른 스피드와 지난해 오스트리아 라스크린츠에서 뛰었던 유럽에 대한 경험은 그가 지닌 잠재력의 원천이다.

99년 세계최강 브라질을 1-0으로 격침시킬 때 김도훈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선수도 바로 그였다. 히딩크 감독은 그를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미드필더에 활력을 불어넣을 선수”로 평가한다.

그가 남은 기간 해결해야 할 과제는 히딩크 감독의 전술 이해. 한때 대인마크의 1인자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었지만 이젠 대인마크라는 용어가 사라질 만큼 히딩크 축구의 선진전술이 대표팀에 정착됐기 때문이다.

이젠 그 역시 “열심히 뛴다고 축구가 잘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윙백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의 월드컵 흥행을 좌우할 특급조연인 이을용과 최성용. 토끼띠답게 순박해 보이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그들의 이름 끝자가 ‘용’임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이을용

생년월일=1975년 9월8일

출생지=강원 태백

신체조건=176cm,69kg

경력=황지초-강릉중-강릉상고-한국철도-상무-부천

A매치기록=20경기

가족관계=부인 이숙

▽최성용

생년월일=1975년 12월15일

출생지=경남 마산

신체조건=173cm,70kg

경력=합포초-중앙중-마산공고-고려대-빗셀 고베-라스크 린츠-수원

월드컵출전=98년

가족관계=최문식-최영수씨의 3남 중 둘째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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