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조선을 찾은 서양인이 느낀 조선과 조선 사람들에 대한 첫 인상은 어떠했을까. 또 당시 사람들은 낯선 서양인의 모습과 그들이 전해준 서양 문물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국립민속박물관은 28일부터 석 달 간 개항 무렵에서 일제 강점 이전까지 서양인이 관찰한 조선의 모습을 되짚어 보는 ‘코리아 스케치- 파란 눈에 비친 100년 전의 한국’ 특별전을 연다.
단순히 기록과 사진 전시만이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재현해 보여준다.
황포 돛으로 꾸민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면 우선 서양인이 상상 속에 그려본 조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를 중국과 일본 사이에 놓인 길쭉한 섬나라로 그린 1673년 네덜란드 지도, 조선인을 인디언처럼 묘사한 1806년 프랑스 신부의 그림을 비롯, ‘하멜 표류기’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인 하멜의 친필기록 사본과 표류기 독일어판(1670년) 불어판(1715년)이 전시된다.
서양인이 조선의 문물 중 가장 신기하게 여긴 것은 다양한 ‘쓸 것’들이었다.
프랑스인 앙리 갈리는 저서 ‘극동전쟁’에서 “조선은 모자가 수천 종에 이르는 ‘모자의 나라’”라고 소개했을 정도다.
이런 기록들을 갓, 도롱이, 쓰개치마 등 20여 종의 실물과 함께 보여준다.
서양 선교사들의 눈에 비친 조선 왕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에서는 고종의 옥좌 모형과 네덜란드인 휴버트 보스가 그린 고종의 입상 어진(御眞ㆍ초상) 등이 전시된다.
고종 어진은 1900년 파리 박람회에 출품됐던 작품으로, 현재 국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데 시가가 1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여성과 아이들의 노동과 놀이 장면, 조선의 독특한 관혼상제 풍습, 카메라 유성기 따위를 처음 본 당시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표정 등을 마네킨 연출로 보여준다.
실물 크기로 재현한 1910년대 초창기 전차도 타 볼 수 있다. 문의 (02)720-3138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