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자산비중 2위 그룹인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상장 공모가가 23일 주당 6,800원으로 확정됐다. 청약일은 29~31일. 최근 증시 상황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데다, 우리금융 자체도 출범이후 뚜렷한 실적개선 전망을 투자자에게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 물량 소화의 변수. 다만 공모가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공모일정 및 가격
공모 물량은 신주 3,600만주와 구주 5,400만주 등 총 9,000만주. 총 발행주식(7억2,745만8,609주)의 약 11.8%(공모후 기준)로 이 가운데 1,800만주가 일반투자자 배정분이다. 납입증거금은 신청물량의 50%, 청약한도는 7만주. 청약증거금 환불은 내달 10일, 주권 교부 및 상장은 20일(예정)이다.
SK증권 장승훈 애널리스트는 “주당 본질가치에 비해 공모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당초 주간사가 제시한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주당 자산가치는 지난해말 기준 5,273원, 수익가치와 본질가치는 각각 9,759원과 7,965원이었다. 매각심사소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할인율을 파격적으로 적용해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
우리금융의 하이닉스 여신규모는 1조1,706억원(1분기 기준). 출자전환 이후 담보대출과 충당금(77.1%) 배정분 등을 제외한 여신규모만도 2,680억원에 이른다. 더구나 하이닉스 추가 지원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산건전성이 여전히 걸림돌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빛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3.4%, 우리금융 전체로는 4.6%에 달한다. 우량은행인 신한이나 하나(약 2.4%)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최근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지만 이자마진 축소와 정부 규제에 따른 카드수익 저하 전망 등을 감안할 때 공모 이후 상황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난 해 7월 경남은행 합병 당시 발행한 BW 물량 1,330만주(1.8%, 행사가 5,000원)도 언제든 전환이 가능한 만큼 단기 물량 부담도 적지 않다는 분석.
▼단기 중립ㆍ장기 매수
공모가가 부담스럽지 않은 만큼 청약을 하더라도 손해 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SK증권 장승훈 애널리스트는 “거래일까지 기간은 20일 가량 남았지만 최근 시황이 은행주 강세로 가고 있고,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우호적인 관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정부 지분이 많은 조흥은행이나 외환은행의 경우에도 최근 주가가 6,500~7,500원선에서 형성되고 있고, 우리금융의 경우 자산규모 2위의 거대 금융회사인 만큼 청약 리스크는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KGI의 심재엽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강점으로 꼽히는 지방 및 수도권 네트워크 등 합병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며 “다만 효과가 가시화하려면 최소한 내년 이후에나 가능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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