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과 보스턴 책방들은 5월 여름휴가철을 겨냥한 책판매를 시작했다. 체인점을 거느린 반스앤드노블(www.bn.com)과 보더스(www.borders.com) 책방도, 대학구내 서점도 여름도서 코너를 마련했다.코너에 붙인 팻말이 경쾌하다. '누구나의 비치백 안에' 식이다.
여름은 미 출판계에서 책판매 대목이다. 책방들은 평소에도 '방금 도착한 책' '스태프가 추천하는 책' 등의 코너로 시선을 끌지만, 여름도서 코너를 서둘러 마련한다.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피부를 태우는 사이 책 한 권은 읽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늘 출판 기사에 인색하지 않은 미 언론도 여름 독서 시장을 돕는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찾는 이가 많아, 하오 5시면 동네책방 판매대에서 사라지는 뉴욕타임스는 "작가들은 휴가에 펜을 내려놓고 무슨 책을 읽으려 하는가" 하는 기사를 며칠 전에 실었다.
작가들은 "집필기간에는 불가능했던 독서에의 기대로 즐겁다"면서 "누가 심각하게 저녁식사 메뉴를 고르는가? 책 고르기도 같다"고 했다.
출판행사를 매주 상세히 알리는 워싱턴포스트는 여름독서리뷰를 별도로 게재 중이다.
미국은 몇 년째 책 읽는 나라 만들기에 열심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책 한 권, 한 도시' 운동이다. 우리의 책 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www.bookreder.co.kr) 원조격이다.
4년전 시애틀에서 이름 없는 도서관사서 낸시 펄이 "문학과 책을 통하여 시민들을 응집시킬 수 없을까"라고 착안한 것이 계기이고 츨판계와 비영리단체의 지원속에 주정부, 시기관들이 실천하여 뿌리 내린 운동이다.
운동의 출발지였던 시애틀의 도서관(www.loc.gov/loc/cfbook/one-book.html)에 따르면 책 읽기를 권하는 도시는 수십을 넘었고 캘리포니아는 전도시가 동참했다.
같은 책을 동시에 읽도록 권하니 획일적이어서 웃긴다는 비판속에서도 이 운동이 지지를 받는 이유는 뚜렷하다. "어떻든 책은 읽혀야 하니까."
한국계 작가 이창래 소설이 뉴욕시 권장도서가 될 것인가 여부로 더 관심을 끌었던 그 운동, 그리고 수 많은 출판강연과 모임을 보면 미국의 단체, 기관들은 책 읽는 사회만들기에 일종의 연대를 하고 있는 듯하다.
"출판비용은 선지급, 출판대금은 후수금의 사업인 출판업이 무료접속과 복사를 주장하는 카피레프트운동까지 만나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책은 우리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구호가 공감을 얻은 것은 연대의 결과로 보인다.
영상문화와의 힘겨운 경쟁 속에서도 미 출판판매업이 작년 0.1% 성장한 것도 그 결과물일 것이다.
박금자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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