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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김희완씨 행적…은신처 3번 옮기고 '올빼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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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김희완씨 행적…은신처 3번 옮기고 '올빼미 생활'

입력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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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 호텔→월세60만원 아파트→여관→분당 친구집→송파 연립주택 선배집→산책→쇠고랑.’잠적 39일만에 검거된 ‘최규선(崔圭善)게이트’의 핵심 인물 김희완(金熙完)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구체적 행적이 22일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검찰 추적반을 따돌리기 위한 김씨의 노력은 필사적이었다. 김씨는 지난달 12일 서울 모호텔에서 최씨를 만나고 나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뒤 자취를 감췄고, 지난달 26일 체포영장이 청구되자 가족과도 연락을 끊었다.

이후 김씨는 세 차례나 거처를 옮기며 밤에만 활동하는 올빼미 생활을 했다. 도피 초기인 지난달 22일 20년간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박모씨의 도움으로 경기 의정부시 월세 60만원짜리 아파트를 얻어 몸을 숨겼다.

불안감을 느낀 김씨는 닷새만에 아파트를 나와 여관 등지를 전전하다 다시 경기 분당의 친구집에 은신했다. 추적반은 수소문 끝에 분당 은신처를 덮쳤지만 이미 하루 전날 김씨가 몸을 피한 뒤였다. 이후 김씨는 서울 송파구 삼전동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 대학선배에게 보름여간 몸을 의탁했다.

도피 기간에 김씨는 핸드폰을 6개나 사용했지만 하나의 핸드폰으로 3일 이상 쓰지 않았고 이도 미덥지 않아 행인들의 핸드폰까지 빌려 사용해 추적에 혼선을 주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추적반은 김씨의 친구인 박씨의 핸드폰 통화내역을 추적, 김씨의 은신처를 찾아냈고 마침내 21일 밤 11시15분께 반바지 차림으로 집밖을 산책 중이던 김씨를 붙잡았다.

포기한 듯 별다른 저항없이 검거된 김씨는 “수차례 자수를 결심했지만 시기를 놓쳤다”고 수사관에게 말했다. 붉게 충혈된 눈에 수염도 제대로 깎지 못한 도망자의 모습이었다. 김씨를 도왔던 지인들도 범인도피 혐의로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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