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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연씨 수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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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연씨 수사' 냉가슴

입력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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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선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 문제가 검찰 내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최근 정연씨의 병역비리 및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지만 검찰은 수사착수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냉가슴만 앓고 있다.

사실확인 차원에서라도 조사해야 한다는 수사실무팀과 정치적 역풍을 우려하는 수뇌부 간에 미묘한 갈등까지 표출되는 모습이다.

올 1월 서울지검 특수1부의 병역비리 수사 과정에서 김길부(金吉夫) 전 병무청장과 한나라당 의원 등이 정연씨 병역문제에 대한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보도가 나온 21일 검찰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일단 “그런 진술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상태. 하지만 수사팀 관계자는 “대책회의를 갖고 병역기록부 원부를 변조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적은 있다”고 말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정식 진술을 없었어도 최소한 그런 정황은 포착했다는 뉘앙스다.

정연씨 병역비리 수사에 대해 서울지검 고위 관계자는 22일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검찰수사에 협조해온 의정하사관 출신 김대업(41)씨는 “김 전 청장이 정연씨 대책회의와 병무기록 파기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분명히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특수1부 관계자는 “당시 김 전 청장을 상대로 이러한 첩보의 진위를 확인해 본 적이 있다”며 “조사착수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해 지휘부와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들로 인해 검찰 지휘부가 대선을 앞둔 시기임을 고려,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몸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정연씨의 근화제약 주가조작 사건 연루의혹도 마찬가지. 검찰은 “금융감독원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검찰로 넘어오지 않았다”며 일단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검찰이 근화제약 관련 사건을 3차례나 수사한 데다 올해 3월에는 특수1부가 정연씨 관련 범죄첩보를 금융감독원에 통보까지 한 것으로 드러

났다. 상황변화에 따라서는 자칫 병역비리에 버금가는 태풍을 몰고 올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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