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소녀와 성관계를 가진 후 살해한 미국판 원조교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 하원은 성추행 용의자들을 도청할 수 있는 원조교제방지도청법안을 통과시켰다.미 코네티컷주 댄베리 경찰은 21일 식당 종업원인 사울 레이스(25)를 미성년자 추행 및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부남인 레이스는 인터넷 채팅방에서 알게 된 크리스티나 롱(13ㆍ초등학교 6년)양과 17일 오후에 만나 자신의 차 속에서 성관계를 가진 후 롱양을 목졸라 숨지게 했다.
가족들의 실종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평소 인터넷 채팅을 즐긴 롱양의 컴퓨터를 검색, 롱양과 레이스가 채팅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레이스를 붙잡아 범행을 자백받았다. 레이스가 롱양에게 성관계 대가를 지불했는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이 알려지자 롱양이 재학 중인 성베드로 가톨릭초등학교는 충격에 빠졌으며 롱양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임시휴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부모의 이혼으로 숙모집에서 기거하던 롱양은 평소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남성들과 수 차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롱양의 5학년때 담임인 안드레아 카피엘로는 “롱양은 치어리더로 활동하던 모범생이었지만 다소 영악한 면도 있었다”며 “그러나 그 어린 아이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미 하원은 이날 아동친화적 웹사이트를 위한 새 도메인(kids.us.)을 설립, 연방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또 컴퓨터를 매개로 성추행범과 아동들이 육체적인 접촉을 갖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수사관들이 성추행 용의자들의 통화를 도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낸시 존슨(코네티컷ㆍ공화당)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발생한 롱양 피살 사건을 인용한 뒤 “어린이들은 성추행 위협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고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하원이 채택한 법안은 13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적절한 내용만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kids.us.’라는 새 도메인을 만들어 연방 정부가 이를 총괄 감독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 법이 실행되면 부모들은 어린이들이 이 도메인 주소로 끝나는 사이트에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설치해 자녀들을 유해 사이트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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