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이후에도 두드러진 성과가 없어 찬밥신세였던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이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시장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대신경제연구소는 22일 두산중공업의 올해 매출액을 전년보다 14% 늘어난 2조8,124억원으로 보고 영업이익과 단기순이익은 각각 113%와 39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1분기 당기순이익 334억원만으로 지난 해 전체 순이익 250억원을 추월했다. 수주잔고도 약 8조2,000억원(3월말 현재)으로 2년 이상 영업물량을 확보한 상태.
전용범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실적은 호황기였던 1990년대 초반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제2의 호황기 진입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며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7%선 성장이 가능하고, 하반기에는 성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호전의 배경으로는 무수익자산 처분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와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담수화설비 사업 수익성, 하나로통신(294만주) 등 유가증권 평가이익과 지분법평가이익이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1분기 매출원가율을 1% 가량 줄였고 보유중인 하나로통신 294만주의 평가차익이 70억원 가량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금사정도 양호한 편. 한국투자신탁증권 이진우 수석연구위원은 “부채비율이 107%(지난해 말 기준)이고 차입금 의존도도 18%에 불과해 현금흐름이 상당히 좋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출의존도(60%)가 큰 만큼 환율리스크가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또 상대적으로 부진한 영업이익률이 얼마나 개선될 지도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 두산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999년의 4.3%, 2000년 3.4%, 지난해 3.8%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8.2%로 높아졌지만 추세적 개선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기 어렵다. 주가는 올초 9,400원에서 출발, 3월 이후 1만1,000원선에 근접했으나 지금은 연초 주가를 밑돌고 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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