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에 이어 잉글랜드를 상대로 선전한 한국축구는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에 부풀어 있다.그러나 영국언론들은 한국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D조 예선에서 폴란드의 장벽을 뛰어넘기는 다소 힘겨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술·기술력은 크게 향상… 16강진출 쉽지 않을 것"
본지가 22일 영국 최대부수의 종합일간지 더 선과 이브닝 스탠더드, 국영방송 BBC 등 9개 주요 매체 축구전문기자 9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16강 진출여부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전술과 기술력에서 선진축구에 근접해 있지만 16강 진출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은 모두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적 분석력을 갖춘 축구기자라는 점에서 객관적인 평가로 볼 수 있다.
이들은 한국의 기술부문 평가에서 5점 만점에 평균 3.6점으로 4년 전 프랑스월드컵 때 보다 크게 향상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술 역시 히딩크 효과를 감안한 듯 비교적 후한 3.5점을 줬다.
스피드(3.4점) 또한 프리미어리그 수준으로 비교적 뛰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태클 등 순간 파워와 지속적인 압박 면에서는 유럽 등 선진수준에 월등히 못 미치는 2.4점을 주었다.
한국의 장점으로 홍명보를 주축으로 한 짜임새 있는 수비조직력과 몸을 던지는 강한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이 미드필드의 강한 압박 상황에서 중앙공격수로 연결하는 폴란드와 미국의 공격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헨리 윈터 기자는 잉글랜드 팀이 전력을 기울인 전반전의 경우 미드필드의 강한 압박으로 포워드진의 공격력이 살아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 미러의 마틴 립튼 기자는 특히 공격의 맥이 끊어지면서 설기현 혼자 고립된 상태가 지속됐다며 폴란드 등 유럽 팀들이 후반까지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경우 공격력 부재는 한층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선데이피플의 앤디 던 기자는 이천수 등이 측면에서 부지런히 뛰었지만 비효율적인 면이 강했고 코너킥 개발 등 보다 창의적인 공격전술 부족을 아쉬워했다.
또 “후반 기회가 많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마이클 하트ㆍ더 이브닝 스탠더드), “황선홍 등 골잡이가 빠진 상황에서 공격력을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지만 킬러본능을 갖춘 스타가 아쉽다”(스티브 하워드ㆍ더 선)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 초반 자신감 결여도 문제로 지적됐다. 더 익스프레스의 랍 셰퍼드 기자는 “초반 한국 수비벽은 잉글랜드의 빠른 공간 침투로 쉽게 무너졌다. 긴장 탓인지 자신감이 결여돼 보였다”고 꼬집었다.
“홍명보 김남일 유상철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커버해주며 두터운 수비벽을 형성했다”고 칭찬한 데일리 타임스의 맷 디킨슨 기자는 “그러나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울노우 데일리 스타 기자는 “공격력이 뛰어난 폴란드를 잡기위해선 한 순간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철저한 수비벽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평가전을 취재한 100명의 영국언론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뜨거운 응원열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데이비드 이즈 BBC기자는 “잉글랜드전과의 평가전에서 나타났듯이 응원이 치열할 경우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한국의 3경기 모두가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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