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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LOVE SOCCER] 자신있게,그리고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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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LOVE SOCCER] 자신있게,그리고 당당하게

입력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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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일주일 남짓 앞둔 지금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주가가 급상승 중이다.16일에는 스코틀랜드를 4대 1로 대파하더니 21일에는 세계 최고수준인 잉글랜드와 1대 1로 비겼다.

스코틀랜드는 2006년 월드컵을 대비해 완전히 세대교체를 단행한 팀이라서 선수들끼리 손발이 잘 맞지 않았고 잉글랜드 역시 평가전이라는 걸 염두에 둔 듯 여러 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우리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 내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 입에서 "우리 대표팀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우선 그동안 꾸준히 해 온 과학적 체력훈련 덕분에 선수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작년 8월 체코에게 5대 0으로 대패할 때만 해도 후반전 20분 이후 체력이 소진되어 허우적거렸는데 이젠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체력적으로 강인해지니까 정신적, 기술적으로도 자신감이 생기고 상대가 누구이든 당황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또 그동안 걸핏하면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골을 허용하곤 했던 우리 수비진도 이제는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명보가 가세하면서 (스리 백이든 포 백이든) 수비조직력이 매우 좋아졌다. 다만 스피드가 뛰어난 상대가 공격해 들어오면 아직도 우리 수비가 많이 흔들리는 것 같다(그거야 어느 나라 수비라도 그렇겠지만).

히딩크 감독이 취임한 이후 우리 대표팀에서 제일 먼저 달라진 부분이 미드필드부터 상대방을 에워싸고 압박하는 수비 능력이었다.

그렇게 볼을 빼앗은 다음에 공격진으로 이어주는 패스가 부정확하고 소극적이어서 정말 답답했었는데 요즘에는 상대 수비 배후를 공략하는 전진 패스와 침투 패스가 자주 나와 대표팀의 경기가 훨씬 더 재미있어졌다.

특히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상대로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을 침투,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다. 그만큼 우리 대표팀의 공격루트가 다양해지고 날카로워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표팀은 이제 세계최강 프랑스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가진 후 월드컵 개막을 맞는다. 나는 사실 월드컵 직전에 왜 이렇게 세계 최절정 고수들과 평가전을 갖는 것인지 내심 불만이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이런 최절정 고수들을 맞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맞붙어 싸우는 것을 보니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렇게 자신있게 당당하게 경기해주기를 기대한다.

강석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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