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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관훈토론 지상중계 / "崔씨 20만弗 전달說 빨리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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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관훈토론 지상중계 / "崔씨 20만弗 전달說 빨리 수사를"

입력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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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22일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문창극ㆍ文昌克 중앙일보 이사) 초청 토론회에 참석, 정국 현안과 주요 정책에 대해 패널리스트의 질의에 답했다. 이날 토론회는 그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공개 검증 무대여서 눈길을 끌었다.토론회에는 강병태(姜秉泰) 한국일보 편집국 부국장을 비롯, 허영섭(許英燮) 경향신문 전문위원, 김현호(金玄浩) 조선일보 논설위원, , 이선근(李瑄根) 연합뉴스 논설위원, 최춘애(崔春愛) KBS 경제부장 등이 패널리스트로 참석했다.

■ 崔게이트 연루 의혹

_어제 서울시 정무 부시장을 지낸 김희완씨가 붙잡혔다. 최규선씨가 이 후보에게 2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민주당 설훈(薛勳)의원의 폭로와 관련,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는 이 얘기를 김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당시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갖고 있다는 말도 있다.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

"설 의원이 폭로했을 때 참 기가 차다는 생각을 했다. 국회의원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공개 발언했다. 김씨가 말을 들었다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 검찰에 설 의원을 고발한 만큼 빨리 수사해 주길 바란다. 분명하게 진실을 밝혀 주길 바란다."

_최씨는 이 후보의 방미 때나 국내에서 미국쪽 주요 인사를 면담할 때 간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후보는 박진 특보가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구체적 접촉 경위를 밝히라. 또 현재도 그런 미국과의 접촉 라인이 있나.

"지난번 방미는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주선했다. 최씨가 했다는 얘기는 전혀 터무니없다. 박 특보 얘기는 키신저 전장관이 관련된 듯한데 박 특보가 키신저 전장관 수행팀과 연락해서 만난 일이 있다. 나중에 들으니 최씨가 나의 방미와 관련, 우리쪽 일을 하고 싶어 서 접근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일을 맡기거나 도움 받은 적이 없다. 미국과는 의회나 정당 관계로 아는 사람을 통해 폭넓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특정인, 단체를 정해 두지는 않고 있다."

_장남 정연씨가 최씨와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거나 커넥션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혹 시 짚이는 데가 없나.

"검찰에서 그 말이 나왔다고 해서 확인해 봤는데 검찰 스스로가 그런 것은 없다고 확답했다. 최씨와 관련, 터무니 없는 일을 있었던 것처럼 흘리고 발표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이 정치수단으로 쓰이지만 이는 청산돼야 한다."

_만일 최씨와 관련된 의혹이 드러난다면 후보사퇴를 포함해 책임을 질 것인가.

"지난 4년 동안 모략, 중상이 있었고 이중 하나라도 진실이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런 일이 사실이라면 내가 어찌 대통령이 되겠는가. 진실이 분명하게 밝혀지길 바란다."

_최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아들 비리 의혹의 몸통이 바로 대통령 자신이라고 했다. 근거도 있다고 했는데 이 후보도 같은 생각인가.

"현재 비리 의혹에서는 다른 권력 핵심부나 특정 개인이 아니라 바로 이 국가를 지도하는 대통령의 아들이 중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아들이 거론되기에 국가 질서를 제대로 잡아야 한다는, 국가의 기본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뜻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그렇다면 김 대통령이 밝혀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어서 서 대표가 이를 강조하느라 한 말이라고 이해한다."

_서 대표는 분명 근거가 있다고 했다. 김 대통령이 몸통이라는 것을 검찰에서 밝히지 못하면 한나라가 밝힐 수 있는가. 밝혀진다면 탄핵을 추진할 것인가. 만일 밝혀지지 않는다면 수사가 미진하다는 것인데, 집권 이후에 재조사를 추진할 것인가.

"우리가 직접 근거가 있다고 했었는지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에 대해 대통령이 책임지고 말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한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특검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깨끗하다면 이 문제를 사심없이 처리한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특검에 맡기는 게 좋다고 했으나 아직 응하지 않고 있다."

_한나라당의 민주당에 대한 공세는 최씨의 말에 근거하고 있다. 그런데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최씨가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최씨의 인물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그의 발언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다고 보나.

"나는 최씨에 대해 잘 모른다. 내 입장에서 최씨가 어느 정도 신빙성 있다는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녹음 진술 내용이 나오면 모든 문제가 폭발성을 가질 것이다. 현재 20만 달러 운운에 대해서는 그런 언급없고 앞으로 어떤 진술이 나올지 모르지만 어떤 진술이 나오든 진실이 아니다. 결코 그런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_집권하면 김 대통령의 아들을 사면할 생각이 있나.

"아직 조사 시작 단계여서 사면을 말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 대북정책

_이 후보는 대북정책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권이 상호주의를 하기 싫어서 안하는 것이 아니다. 상호주의 실천 방안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대북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주의, 국민적 합의와 투명성, 그리고 검증이다. 나는 상호주의는 인식의 문제라고 본다. 북한을 도와 주면 변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가끔 립서비스로 상호주의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반응이 있어야 교섭이 된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주지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르다.

현정권도 상호주의 말을 가끔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없다고 본다.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적십자 총재, 총리도 바꿨지만 뭘 얻었나. 내가 미국에 갔을 때 '내가 하면 북한이 더 경색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잘해 준다고 해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나. 이제는 방법과 원칙을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남한이 경제적 도움을 주면 북한은 평화를 줘야 한다고 인식시켜야 한다."

■ 경제문제

_앞으로 20년간 최소 6% 이상 성장률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너무 장미빛 아닌가.

"내가 6%를 제시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얘기한 것이다. 성장의 엔진은 과학기술과 교육 분야가 될 것이다. 이 부분에 집중투자 해야 한다. 과학기술에 GDP 대비 3%, 교육에 7%를 투자해야 한다."

_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말하는 것은 사실 노동력을 성장 엔진으로 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앞으로 시대는 인구감소, 노령화, 근무시간 감소로 흐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노동력을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것인가.

"인구감소, 노령화를 겪은 영국과 프랑스는 그 시점에 성장을 이뤄냈다. 과학 기술 분야의 인적 자원에 집중적으로 돈을 퍼붓는 정책이면 가능하다고 본다."

■ 대미관계

_ 지난 방미 때 미국의 환대를 받고 고무됐다고 보도됐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느낌을 받았나.

"지지라기보다 지난번에 나는 솔직하게 내 얘기를 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 남북관계, 경제 문제를 두고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했다."

_미국 방문 때 '북한에 공짜 점심은 더 이상 없다'고 부시 대통령에 영합하는 말을 했다. 이런 친미적 발언 때문에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보지는 않는가.

"공짜 점심 얘기는 국내에서 여러 차례 한 얘기다. 미국이 듣기 좋으라고 새로 한 얘기는 없었다. 국내에서는 친미 발언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잘못된 것이다. 나는 결코 국익을 무시하면서 친미하는 사람이 아니다."

_차세대 전투기를 F-15K로 선정한 데 대해 야당다운 비난이 없었다. 혹시 이 후보의 친미 성향 때문은 아닌가. 집권하면 차세대 전투기 선정과정을 재검토할 생각이 있나.

"당시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TV 토론을 통해 자주 언급했는데 별로 보도가 되지 못했다. 우리는 제대로 결정됐는지의 과정을 알지 못해 책임있는 말은 못한다. 그러나 결정된 뒤에 가격과 로비의혹에 대해 몇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 이미지

_최근 옥인동으로 이사했다. 동네분들을 찾아 다니며 막걸리를 같이 하고 얘기를 나눈 일이 있나.

"경선 기간 중에 이사를 한 뒤 떡을 돌렸지만 아직 찾아 다니지는 못했다. 시간이 나면 할 것이다."

_집권하면 청와대 집무실을 옮긴다고 했다. 집무실이 어디 두느냐보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

"처음 청와대에 안들어 간다는 얘기가 형식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근자에 생각이 바뀌었다. 청와대는 폐쇄적 권위의 상징으로 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 대통령 아들 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구중궁궐, 즉 국민과 격리된 곳으로 인식됐다. 새 정부는 새롭게 인식되기 위해 권위의 상징인 청와대는 영빈관 정도로 쓰고 시내로 집무실을 옮기는 것이 좋다."

_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는 이 후보가 전에는 양복이 2벌 밖에 없었고 그것도 세일할 때 구입했다고 했다. 지금은 양복이 몇 벌인가.

"잘 모르겠다. 아침에 그냥 입고 나온다."

_지금 입은 양복은 얼마짜리인가.

"글쎄 잘 모르겠는데…."

_세일 할 때 샀나, 가격을 모르면 브랜드만 말해 달라.

"글쎄, '20세기'라고 적혀 있는데…." "

(패널리스트 한명이)"맞춤 양복이다,맞춤 양복은 한 벌에 100만원을 넘는다."

(이 후보)"맞춤 양복이다. 그것은 분명하다."

_전에 환경 미화원을 만났는데 그들 월급이 얼아인지 아나.

"150만~200만원 받는다고 한다."

_초임 판사시절 동료들과 밤늦게 포커를 하다가 부부싸움도 했다는데.

“지금은 사회가 정돈되고 그래서 판사가 저녁 먹고 포커하면 당장 문제가 되겠지만 그때는 달랐다. 당시엔 ‘영장 당판사가 저녁에 혼자 있기 적적할 것’이라는 핑계로 저녁에 푼돈을 걸고 포커를 했다.”

_당시 부인이 설렁탕 값만 줘 별명이 500원이었다는데 포커 칠 돈은 어디서 났나.

“그냥 푼돈으로 재미 삼아 했다.”

_97년 대선 당시와 지난해 주한 일본특파원 간담회에서 메인스트림론을 꺼냈는데 중산층 이상의 안정희구 세력을 의미하느냐.

“좀더 포괄적이다. 건국 이후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면서 마치 그 시대의 세력이란 개념이 생겼다. 21세기는 선진화의 시대에 들어 가는데 산업화 세력 따로, 민주화 세력 따로 끼리끼리일 수는 없다.

이 나라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개인의 존엄과 가치에 공감하는 세력들, 현 정권에서 무너진 국정을 바로잡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세력을 통틀어 메인스트림이라고 했다. 대선에서는 그런 분들의 의사가 (향방을) 결정한다.”

_중산층과 함께 서민층도 포괄한다는 말이냐.

“그렇다. 한쪽에서는 아주 기성 세력만 말하고 이른바 진보 세력은 제외했다고 공격하고, 한쪽에선 가진 사람과 부유한 사람만 뜻한다고 하는 등 터무니없는 공격을 했다. 보수와 우리 사회의 핵심적 가치에 동참하는 합리적 진보까지 아우르는 메인스트림이다. 소외된, 사회적 약자도 같이 가는 메인스트림이 돼야 한다.”

_낮은 곳으로 행보와 달리 정작 서민층에 대한 당의 이해는 부족한데.

“우리 당이 많이 잘못 알려져 있다. 우선 재벌비호 정당이니 귀족이니 하는데 잘못 알려지고 잘못된 것이다. 이걸 깨뜨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차원에서 (낮은 곳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이 정권에서 가장 큰 문제는 빈부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상황이 아주 나빠졌다. 그러니 서민정권이라 할 수 없지 않느냐.

그런 정권이 우리보고 재벌 비호정당, 날 보고 귀족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 나는 일부러 서민으로 보이기 위해 없는 것을 꾸미지 않는다. 나는 검증이 철저하게 됐다고 생각하지만 귀족이라고 보여진 측면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성장과정이나 법관생활에서도 사회적 약자와 못사는 이,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을 알리도록 하겠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최근에 국민이 변화와 개혁을 굉장히 원했다. 그것이 정당이 변신하게끔 만들었다. 이런 변화와 개혁에 맞춰 노무현 바람이 일어났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욕구가 강한 젊은층의 지지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본다. 그러나 젊은이도 빠르고 정확한 상황 인식을 하고 있다. 진정으로 필요한 변화와 개혁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면 달라질 것이다.”

_한나라당 최고위원 평균재산이 111억7,000만원인데 평범한 서민을 지지하는 정당이라고 볼 수 있느냐.

“인적구성으로 보면 그렇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구성원이나 민주당의 구성원이 우리보다 돈이 적을 지는 모르지만 이 정권 아래서 빈부격차가 확 벌어졌다. 빈부격차에 대한 인식과 처리는 개인의 재산 정도를 갖고 평가할 일이 아니다. 재산이 적어도 가난을 양산한다면 누가 선택하겠느냐. 우리 당은 빈부격차 해소를 제1과제로 삼고 있다.”

■ 남북문제

_집권하면 금강산 관광사업은 어떻게 할 거냐.

“계속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북측도 합의한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경제성이 살아날 것이다. 남북간에 물꼬를 튼 점에서 필요성은 인정하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 혈세가 엉뚱한 곳으로 가는 일은 못한다.”

_6ㆍ15공동선언의 1, 2항을 두고 북한은 외세 공조포기와 연방제 합의라고 하는데 집권하면 이 조항을 살릴 것이냐.

“정신과 원칙은 살릴 것이다. 그러나 1, 2항 부분은 짚어 봐야 한다. 연방제와 연합제가 공통성이 있고 연방제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이라고 고집하면 남북간 정상합의는 계속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조항은 문제를 제기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_그러면 공동선언의 기반이 무너지는데.

“아직 이 문제는 한 번도 남북 정상간에 지적이 안됐다. 이 문제는 반드시 지적을 하고 연방제와 연합제가 공통성을 가지고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이후 북의 태도에 따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_탈북 난민처리는.

“한국에 오길 희망하면 수용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에 난민지위 인정을 요구해야 한다.”

_당 국가혁신위 보고서도 전원 수용 방침인데 중국에 있는 수십만 명을 집권하면 모두 받아 들인다는 말인가.

“우리가 안 받아 들이면 어디로 가겠느냐. 난민으로 인정하고 받아 들일 자세를 취하고 그 뒤에 실제로 생기는 난민 문제와 대책은 재정과 정책수단 등을 동원해 세워야 한다. 본말을 전도해 이런 문제 때문에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_일부 비정부기구(NGO)는 서해에 배를 띄워 모두 데려오겠다고 하는데 동의하느냐.

“인도주의적 활동이라고 본다. 그런 활동을 실제로 수용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가급적 인도주의에 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재벌정책

_재벌정책을 보면 지나치게 재벌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보수다, 진보다의 개념으로 볼 일이 아니다, 우선 기업이 잘못한 일, 기업 경영의 불투명, 지배구조 문제 등은 당연히 고쳐야 한다. 경영책임을 묻고 상속세를 추징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이 제대로 뛰고 돈을 벌어야 그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분배도 할 것 아니냐. 그런 면에서 대규모 기업의 출자 제한 등에 대해 내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이런 것들이 기업을 봐 주는 정책이라고 보진 않는다. 그렇게 보일지 모르나 기업이 경제 주체로서 가져 온 소득과 수익이 사회에 분배되므로 근로자를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 출자 제한을 단계적으로 풀어 기업의 투자선택을 자유롭게 하고 자율 경영하도록 하자는 뜻이다. ”

_선 성장 후 분배론인데 시장경제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인프라가 갖춰진 뒤에야 가능한 것 아니냐, 중소기업 어려움은 가중될 텐데.

“선 성장 후 분배론자라고 딱 자르지 말아 달라. 동전의 양면이다. 성장만 하면서 분배하지 않는 게 아니다. 고성장의 지속은 바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며 따뜻한 복지가 된다.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주장은 옳지만 그 때까지 성장은 하지않고 분배만 해야 하느냐. 시장원리를 찾아가면서 경제 개혁을 하자는 것이다.”

_국가혁신위 보고서를 보면 세금은 줄이면서 지출은 늘린다는 식이던데.

“법인세는 그냥 폐지가 아니라 인하를 주장했다. 소득세도 10% 같이 인하했다. 법인세 인하는 법인으로 하여금 여유금으로 재투자하도록 하는 것이다. 저소득층을 위해 부가세와 특별세 감면도 주장했다.

우리가 대기업만 봐주고 서민을 외면한다고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국가혁신위 안은 길게 본 우리의 비전이다. 당에서 공약을 만들면 공론화를 거칠 것이다. 국가혁신위 안이 대선공약이라고 보지 마라. 21세기 국가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하는 모델 찾는 것이다.”

_친기업 환경 조성과 노동자 권익증진이란 모순된 명제의 동시추진이 가능하냐.

“어려운 대목이다. 항상 노사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난제이다. 국가 발전을 하려면 노사간에 문제를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우선 법과 원칙에 의한 쌍방의 입장을 분명히 인식, 노사간의 합의로 접점 찾아야 한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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