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무사히 오다니 꿈만 같아" 길수네, 친척들 맞이 들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무사히 오다니 꿈만 같아" 길수네, 친척들 맞이 들떠

입력
2002.05.23 00:00
0 0

“무사히 우리 품으로 오다니, 꿈만 같아요.”중국 랴오닝(遙寧)성 선양(瀋陽)시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 공안(경찰)에 붙잡혀 연행됐던 장길수(18ㆍ고1)군의 친척 5명이 보름만에 한국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길수군 가족은 사지(死地)에서 돌아온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이날 한국에서 처음 맞는 수학여행을 떠나 경북 경주에 있던 길수군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본의 기자로 전화가 와 친척들의 한국행을 전해 들었다”며 내내 들뜬 목소리였다.

“내일 몇 시에 오나요. 공항에 꼭 나가봐야 하는데…” 길수군은 “23일 새벽에 입국한다”는 기자의 대답에 “오후에 도착하면 바로 공항으로 가려 했는데…”라며 가는 한숨을 쉬었다..

길수군은 “중국에 숨어 지낼 때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 사람들 틈에서 광철(28) 삼촌과 채소 장사하던 게 생각난다”며 “못 본 사이에 한미(2)도 많이 컸을텐 데 둥실둥실 안아주고 예쁜 인형도 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도심에 있는 길수네 집도 잔치 분위기였다. 길수군의 형 한길(20ㆍ고3)씨도 이날 몸이 아파 조퇴한 덕분에 일찍 친척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한길씨는 “며칠동안 친척들에 대한 이야기가 잠잠하길래 많이 걱정했다”며 “지금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길수군의 외할머니 김분녀(金粉女ㆍ68)씨도 “중국에서 성격이 괄괄한 광철이 엄마(정경숙ㆍ53)와 자매처럼 지냈다”며 “죽을 고비를 넘겼으니 대한민국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기분으로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자”고 소망했다.

길수 가족은 오후 내내 “새벽에 마중 나가려면 차를 구해야 하는데…”라며 즐거운 고민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