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소형차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2,000㏄이상의 중대형 승용차 시장에 전력하던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소형 신차들을 앞다퉈 선보이며 소형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더구나 경기회복에 따라 자동차를 2대이상 보유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가장 적합한 ‘세컨더리 카(secondary carㆍ보조승용차)로 소형차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소형차는 배기량 800~1,500㏄의 차량으로 현대 엑센트, 대우 라노스, 기아 리오 등이 이 시장을 대표하고 있다.
소형차 시장은 97년 승용차 시장(151만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지난 해 106만대 승용차 시장중 20%정도로 줄어드는 등 급격히 위축됐다.
그러나 이달 부터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소형 승용차와 미니밴의 기능을 접목한 젊은 감각의 크로스오버(Crossover)형 소형차를 출시하고 르노삼성차가 9월 SM3를 선보이며 생애 처음으로 차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여 소형 승용차 시장은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1일 세계 시장을 겨냥해 월드카로 개발해온 ‘클릭(Click)’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고 본격적인 판매전에 들어갔다.
프로젝트명 ‘TB’로 22개월간 총 2,500억원을 들여 개발한 클릭은 소형세단의 경제성과 미니밴의 실용성을 합친 크로스오버 소형승용차로 1,100㏄ 1,300㏄ 1,500㏄(내수용) 1,600㏄ 가솔린차량과 1,500㏄ 디젤차량 등의 모델로 출시됐다.
현대차는 클릭 신차 발표와 동시에 월드컵 마케팅과 연계한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대우차가 아직 GM의 실질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반에 기세를 제압해 시장을 장악하자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네티즌을 대상으로 월드컵 입장권 200장을 경품으로 내걸고 인터넷 공간에서 사이버 신차 발표회를 갖는다.
또한 신세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g.o.d를 앞세워 전국 주요 대도시를 번갈아 가며 공연을 곁들인 바람몰이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 전현찬 국내영업본부장은 “소형차 시장이 올 해 10만대, 내년 13만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중 클릭이 60%이상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마케팅에 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우차는 2일 발빠르게 칼로스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현재 1,500㏄급 가솔린 모델이 나와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1,200㏄ 모델이 선보일 예정이다.
21일 현재 5,000여대가 계약된 상태로 일반적으로 소형차 시장이 월 6,000~7,000대인 점을 감안할 때 ‘일단은 성공’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우차는 최근 롯데백화점과 공동으로 전국 16개 백화점에서 각각 3대씩 총 48대를 전시하는 칼로스 신차관람회를 개최했다.
이와함께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와 손잡고 칼로스 5대를 경품으로 내걸고 20~30대를 겨냥한 홍보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 인터넷 동호회 및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시승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젊은 층으로부터 반응이 좋아 전통적으로 소형차에 강했던 옛 명성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월 3,500대 이상을 팔아 소형차 시장 점유율을 35%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SM5로 국내 중형차의 강자로 떠오른 르노삼성차는 9월 1,500㏄급 SM3를 선보이며 소형차 시장에서 SM5의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SM3는 소형차보다는 약간 큰 준중형차에 속하며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 실피(Sylphy)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했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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