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의 시사고발프로그램 ‘PD수첩’(화요일 밤11시5분)이 6월 4일로 500회를 맞는다.“PD도 사회에 무관심할 수 없다”며 1990년 5월8일 첫 방송을 시작한지 12년.
방송 초반 기자들과 묘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PD수첩’은 방송 프로듀서에게까지 심층보도의 장을 열어주었고, PD들의 꾸미지 않은 어눌한 진행이 대표적 이미지가 되면서 설득력을 높여 주기도 했다.
영생교, 소쩍새마을, 비전향장기수 등의 실상을 시청자에게 알려준 것도 ‘PD수첩’이었다.
‘도를 찾아 떠난 아내’(2002년 2월14일 방송) ‘흔들리는 사립학교’(2001년 3월21일 방송), ‘이재록 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1999년 5월11일 방송) 등에서 대순진리회, 만민중앙교회 등 종교단체 및 사립학교재단의 비리를 폭로했다.
하지만 고발프로그램의 특성상 취재원과의 마찰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대부분 명예훼손 문제. 현재 6편의 프로그램과 관련해 민사 8건, 형사 3건의 소송이 진행중이다. 만민중앙교회 건에만 108억원 등, 소송액만 180억원에 달한다.
‘PD수첩’은 500회 특집으로는 한국 정치판의 돈 문제를 다루는 2부작 ‘돈 안드는 정치, 정치자금의 검은 고리를 끊자’(가제)를 기획, 28일과 6월4일 내보낸다.
한국 정치에서의 자금문제를 짚고, 독일과 프랑스등의 사례를 통해 대안도 제시할 예정.
현 대통령 아들에 대한 로비 등 정치판에서 돈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지자제 선거 및 대선이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이 정치자금의 실태를 짚어보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특집에는 주로 사회적 이슈에 치중해온 ‘PD수첩’이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의지가 드러난다.
최진용(44) 책임프로듀서는 “요즘 시사고발프로그램도 시청률에 민감해지다 보니, 선정적인 이슈를 선정하는 등 연성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하며 “스스로 금기로 여겨온 소재도 다루고자 한다. 시사프로그램이 다루지 못할 성역은 이제는 없다. 정치권 부패 등 정치문제로도 확장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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