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崔圭善)씨 비리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돼 한 달 넘게 도피해 온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21일 밤 검찰에 검거됐다.서울지검 특수2부는 이날 오후 11시15분께 대학후배의 서울 송파구 삼전동 원룸형 연립주택에 은신해 있던 김씨를 붙잡아 검찰청사로 압송, 로비개입 혐의에 대해 밤샘조사를 벌였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한 뒤 친구 박모씨의 경기 의정부시 집에 숨어있다 최근 이 연립주택으로 옮겼다는 첩보를 입수한 검찰 추적반에 붙잡혔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로비 과정에서 최씨와 김홍걸(金弘傑)씨에게 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를 소개해 주고 거액의 로비자금을 챙겼는지 집중 조사 중이다.
또 C병원으로부터 약품 리베이트 비리를 수사 중인 최성규(崔成奎·도피중) 전 총경에 대한 수사무마 청탁 대가로 C바이오텍 주식 14만주와 1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경위도 추궁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 임팩프로모션 대표 오모씨를 통해 송씨를 최씨에게 소개했으며 포스코 유상부(劉常夫) 회장과 조용경(趙庸耿) 포스코건설 부사장도 홍걸씨에게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S건설 손모 회장을 홍걸씨측에 연결시켜 주고 수억원의 로비자금 전달에도 깊이 개입하는 등 각종 이권사업의 정ㆍ관계 로비창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타이거풀스 로비 청탁 대가로 TPI 주식 2만3,000여주와 수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이르면 22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김씨가 지난달 12일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최씨가 주도한 검찰수사 대책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 청와대의 밀항지시 여부와 구체적인 대책회의 내용에 대해 조사중이다.
또 민주당 설 훈(薛 勳) 의원에게 “최씨가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선후보측에 2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제보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밀항지시 및 최 전 총경의 도피과정 개입 여부에 대한 검찰수사도 급진전 될 전망이다.
검찰은 김씨를 구속하는 대로 홍걸씨의 TPI 로비 개입 및 포스코에 대한 외압 행사 여부 등에 대한 정밀조사와 함께 최씨나 홍걸씨와의 대질조사도 벌일 방침이다.
한편 김씨는 이날 검찰청사로 압송되면서 “20만 달러 제공설에 대해 듣거나 얘기를 한 적이 없으며 대책회의에 참석하거나 정ㆍ관계 인사를 만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